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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폭풍전야- 김용훈(정치여론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2-12-07 19:33:30

경기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한탄이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지도 수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오히려 경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목소리도 많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6%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43개국 가운데 스위스, 호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4위보다 상승한 것으로 가계 부채는 점점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러한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국가신용등급을 위협할 뇌관이라고 지적했다.

▼퇴근길 저녁, 활기를 띠던 상권 풍경은 까마득한 얘기같다. 회식을 해도 예전같지 않다. 보통 1차에서 마무리하고 귀가를 서두른다. 특히 동네 상권은 더욱 심각하다. 예전같으면 늦게까지 불이 켜져야 할 가게들이 이른 시간부터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찍 귀가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습관이 여전히 배여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데는 우선 현재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지속적인 물가 상승세와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까지 압박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 침체가 현재 바닥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다. 속도의 문제일뿐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를 활성화시킬 신호탄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어려운 경기 상황이 혹 폭풍전야는 아닐까. 기업은 좀처럼 투자에 나서지 않고 생산과 소비는 쪼그라들면서 한국 경제는 깊고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인가. 여기저기 민생경제의 신호가 울리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진심으로 걱정은 하고 있을까.

김용훈(정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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