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동서남북] 개편된 행정조직에 대한 바람-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기사입력 : 2023-01-12 19:37:57

한 해를 시작하는 달 1월은 지자체에 있어 인사의 달이기도 하다. 2023년 첫 정기인사는 특히나 중요한 인사다. 지난해 6월 당선된 시장·군수의 민선 8기 주요 사업들이 사실상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거제시와 통영시, 고성군도 조직개편과 맞물려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거제시는 새로운 미래 100년 디자인을 전담할 ‘100년거제디자인추진단’과 시민 중심의 소통행정 컨트롤 타워인 ‘시민소통실’을 시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인구 5만이 무너진 고성군은 인구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인구청년추진단’을 신설했고 통영시는 시장 공약사업을 추진할 ‘미래혁신추진단’을 지난해 일찌감치 신설했다. 민선 8기 시정 방향을 담아 개편된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이번 인사였다.

인사 때가 되면 무수히 많은 말들이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인사 전에는 누구누구가 몇 급으로 승진할 것이고 누구누구는 이래서 승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인사 이후에는 누구는 왜 승진했으며 누구는 무슨 연유로 한직으로 밀려났을 것이라는 소문들이 무성해진다. 대개는 ‘누구와 친해서’, 혹은 ‘누가 밀어서’와 같은 엉성한 이유가 분석의 근거가 되곤 한다.

가만 보면 공무원들의 업무성과나 능력은 양이나 수로 정확하게 산출해 낼 수 없기에 행정 조직의 인사는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급자 평가를 반영한다거나 직위 공모제를 실시하는 등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여러 기법들을 섞기도 하지만 완전하게 객관적인 인사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그 점이 바로 공무원들로 하여금 인사가 불공정하다고 불신받게 되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거제시와 통영시, 고성군의 이번 인사를 보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다. 민선 7기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했던 간부들이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승진에서 미끄러진 사례가 여전히 보였다. 6개월이나 지났건만 아직도 선거의 그늘이 남아 있는지 우려스런 부분이다.

늘 그랬듯이 이번 인사에서도 잡음과 뒷말은 피해 가지 못했다. 인사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 승진자는 동원할 수 있는 인맥을 총동원했다느니’, ‘누구는 애초부터 내정돼 있었다느니’ 하는 뒷말은 여전했다. 흔히들 인사는 만사라고 하고 잘해야 본전이라고도 한다. 능력 있는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시정과 군정의 성패가 좌우되지만 그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이긴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거제시와 통영시, 고성군의 2023년 첫 정기 인사가 민선 8기 성공을 푸는 열쇠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