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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직업계고, 취업도 잘 나간다

도내 충원율 최근 3년간 지속 상승

2021년 평균 74.5%→ 2023년 89.8%

기사입력 : 2023-02-01 08:08:53

도내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직업계고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직업계고도 계열에 따라 온도 차이가 뚜렷한 만큼 신산업 및 지역 특화 산업, 반도체·디지털 산업 등과 연계한 재구조화로 고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제일고 미용예술과 학생들이 미용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진영제일고 미용예술과 학생들이 미용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마산공고 기계과 학생이 파이프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마산공고 기계과 학생이 파이프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직업계고 충원율 지속 상승= 도내 직업계고(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직업과정)의 학생 충원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에는 30일 기준 현재 직업계고(마이스터고 3개교 342명, 특성화고 30개교 3860명, 일반고-직업과정 2개교 60명)가 총 35곳이 있다. 특수 목적 마이스터고등학교(항공기술)인 공군항공과학고를 포함하면 36곳이다.

최근 3년간 직업계고 신입생 모집 결과를 살펴보면 2021학년도에는 전체 직업계고 충원율이 평균 74.5%였던 것이 2022학년도에는 82.4%, 2023학년도에는 89.8% 등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공군항공과학고를 포함하면 올해 직업계고 충원율은 90.16%에 이른다. 그러나 성격에 따라서 충원율이 적은 곳은 43%에서부터 꾸준히 100%를 기록하는 곳도 있는 등 학교별로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취업자 증가세= 경남연구원의 ‘경남 고졸 취업자 특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률은 2021년 기준 57.6%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49.7% 대비 7.9%p가 증가한 것으로, 경북과 대구, 대전, 충북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경남 직업계고 졸업생 중 취업자의 75.3%는 ‘지역 내 취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지역 직업계고 출신 취업자 중 51.1%는 종사자 수 ‘30~300명 미만’ 규모의 사업체에 취업했으며, ‘30명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취업한 비중은 전국(38.4%)보다 경남(30.4%)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천포공고 항공산업과 학생들이 항공기조립 기술교육실에서 실습하고 있다./경남신문DB/
삼천포공고 항공산업과 학생들이 항공기조립 기술교육실에서 실습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해한일여고 보건간호과 학생들이 실무수업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해한일여고 보건간호과 학생들이 실무수업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고졸 취업자, 지역 자원 중요성=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학력별 비중을 보면 고졸 학력 비중은 작아지고, 대졸 이상 학력의 비중은 높아졌다. 2000년과 2021년을 비교해보면 전국에서는 대졸 이상 취업자의 학력 비중은 24.6%(519만8000명)에서 48.7%(1327만9000명)로 증가했으나, 고졸 취업자는 44.1%(933만6000명)에서 37.5%(1022만명)로 낮아졌다. 경남지역 역시 2000년 이후 대졸 이상 학력 취업자 비중이 19%(25만9000명)에서 39.3%(68만1000명)로 많이 증가했지만, 고졸 비중은 44.1%(60만명)에서 41.9%(72만6000명)로 감소 추세다.

그러나 2021년 기준 대졸 이상 학력의 취업자가 39.3%에 비해 고졸 취업자가 41.9%로 높게 나타나 지역 노동시장에서 고졸 취업자의 중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남도는 고졸 취업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지역 혁신 플랫폼,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경남형 하이(HI)트랙, 고졸자-선도기업 간 희망 사다리 일자리 사업 등 취업을 희망하는 직업계고 재학생 또는 졸업자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고졸 청년들은 괜찮은 임금과 고용의 안정성, 적정 근로시간, 출퇴근 용이성 등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고졸 청년들에 대한 고용 안정성 담보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주기계공고 기계과 학생들이 범용밀링을 이용한 정밀가공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진주기계공고 기계과 학생들이 범용밀링을 이용한 정밀가공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도내 직업교육 혁신지구 ‘3곳’= 직업교육 혁신지구란 지자체와 교육청 간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산업 발전을 선도할 고졸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에 정착하도록, 직업계고와 지역기업·대학이 참여해 혁신지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직업교육 지원체계를 일컫는다. 고졸 인력은 지역에 머무르는 지역 잔존율이 약 63.8%이고, 특히 경남은 지역 내 취업 비율이 75%를 넘을 정도로 지역 친화 인력이지만, 학교나 교육청의 문제로만 취급되면서 지자체의 관심이 낮았다.

그러나 최근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지자체는 청년 인구 유입 및 유출 상황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에 양질의 고졸 일자리 창출 등으로 고졸 인재가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런 동향에 따라 지역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 플랫폼의 구축 및 확산에 지자체와 교육청이 힘을 모으고 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경남에는 2021년 사천·진주·고성에는 ‘항공산업’, 2022년에는 창원 ‘스마트 제조’, 김해 ‘미래자동차·의생명’ 등 3개의 직업교육 혁신지구가 지정되면서 혁신지구별 특화된 인재 양성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경남교육청은 물론 경남도와 지자체, 특성화고, 지역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이 지역인재 육성의 선순환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진주 선명여고 외식조리과 학생들이 서양조리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진주 선명여고 외식조리과 학생들이 서양조리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해자영고 농산업기계 전공 학생이 중장비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해자영고 농산업기계 전공 학생이 중장비 실습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직업계고 인식 제고… 체질 개선= 경남교육청은 도내 특성화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초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권역별로 직업계고 전문 진로 설명회 및 홍보를 강화해 긍정적인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관련 정보의 접근성도 높여 다양한 진로에 선택의 계기를 제공할 방침이다.

직업계고에 대한 재구조화도 추진한다. 지역의 전략산업 및 신산업 분야와 연계한 반도체·디지털, 창업 가능 분야 등으로 학과 개편을 통한 재구조화를 통해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 산학 협력체제도 구축·강화해 우수 및 선도·참여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교육으로 지식과 실무 기술을 겸비한 산업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우수 기업에 대한 취업도 확대한다. 그 외에도 취업센터 운영 및 취업지원관 지원으로 현장실습 지원체계 구축, 학생과 학교의 취업 역량 강화로 학생 취업 활성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경남교육청 진로교육과 정선희 장학관은 “최근 직업계고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면서 이들 학교에 대한 진학 문의도 많다”며 “직업계고 출신의 취업률이 단순히 높다는 것에 주목할 게 아니라 체계적인 지원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역의 산업 인재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주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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