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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동의없이 예산 집행 안 하겠다”

환경부, 낙동강 먹는물 공급 관련

경남도·합천군·창녕군에 공문 보내

기사입력 : 2023-02-01 20:19:15

속보= 환경부가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이하 물 공급 사업)에 대해 지역주민 동의 없이는 실시설계비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1월19일 1면  ▲환경부에 열받은 합천군민들 “황강취수장 민관협의체 불참” )

1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월 30일 도와 합천군·창녕군에 ‘2023년도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물 기본 및 실시설계비 집행계획’ 공문을 보냈다.

환경부는 공문을 통해 “2023년 예산 국회 심의과정에서 환경부 예산으로 반영된 물 공급사업의 기본 및 실시설계비 19억2000만원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정부의 사업 강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이같이 알려드린다”며 “기본 및 실시설계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된 이후에 진행해야 하며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 지자체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지역주민 동의가 전제돼야만 기본 및 실시설계비를 집행할 수 있으므로 지역주민 동의가 없으면 올해 예산은 집행될 수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어 지난 1월 31일 타당성조사 용역 업체 관계자와 함께 창녕군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 사업 타당성 조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는 등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부의 입장 발표에도 합천과 창녕 주민들은 환경부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며 반대 운동을 계속해서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합천에서 3월, 창녕에서는 4월 중 취수원 다변화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황강취수장군민대책위 정봉균 의원, 이종철 의원, 이만우 청년회장이 지난달 17일 합천 황강변에서 군민 동의 없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합천군/
황강취수장군민대책위 정봉균 의원, 이종철 의원, 이만우 청년회장이 지난달 17일 합천 황강변에서 군민 동의 없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합천군/

김찬수 창녕 강변여과수 개발 반대대책위 위원장은 “환경부 측이 일방적으로 사업 설명을 하려고 하길래 취수원 다변화 민관협의체가 해체됐다고 통보했고 환경부 관계자 또한 수긍을 했다”며 “미집행 통보는 당장은 주민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처사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정봉훈 합천 황강취수장관련군민대책위원회 공동대책위원장 또한 “주민의 소통이 불가해졌으니 예산 집행을 할 수 없는 것은 사실 당연한 수순이고 사실이다”며 “그러나 사업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니 반대를 위한 의견 개진은 계속해서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강변여과수 개발 절차에서 주민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물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1일 정석원 환경산림국장은 도 정례 브리핑에서 “도에서 부산시에 실시설계비 반영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다”며 “현재 민간협의체는 중단됐지만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타당성조사를 통해 취수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완수 경남지사는 창녕군을 방문해 “강변여과수 개발은 설계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규모가 파악돼야 하고, 이를 토대로 협의체 논의 후에 다음 단계가 추진돼야 한다”며 “도는 주민동의를 얻어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었다.

한편 낙동강 지류인 합천지역 황강과 창녕에서 하루 각 45만t의 지하수와 강변여과수를 취수해 경남 동부와 부산에 공급하는 ‘낙동강 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을 담은 물 공급사업이 지난해 6월 정부 사업으로 확정됐으며, 이후 취수지역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경남도를 중심으로 민관협의체가 꾸려져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2023년도 환경부 예산안에 물 공급사업 실시설계비가 부산시 건의로 일부 반영(19억2000만원)되면서 합천과 창녕 등 취수지역 주민들은 “환경부가 지역주민을 기만한다”며 삭발식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고운·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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