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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금동관 장식 ‘직물’로 연결

반구·원동형 장식 연결법 확인

창녕서 자체 제작 가능성 높아

기사입력 : 2023-02-02 21:24:11

지난 2020년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의 관테 아래 장식을 ‘직물’로 연결한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국내 유물 중 금동관 장식을 직물로 연결한 것이 확인된 첫 사례다. 특히 이 유물은 창녕에서 금동관을 자체 제작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함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고, 관련 논문을 문화재보존과학회지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금동관./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금동관./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지난 2020년 10월 창녕 비화가야 지배계층의 무덤군인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높이 약 22㎝, 둘레 길이가 약 47㎝ 이상으로 순수 구리 표면에 금·은 합금을 수은과 결합시켜 바른 뒤 수은을 증발시켜 도금하는 ‘수은아말감기법’으로 제작됐고, 도금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시각적 효과를 최대화한 관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관테 아래에는 길게 늘어뜨린 반구형 장식과 원통형 장식이 직물로 추정되는 것을 꼬아서 연결했음이 확인됐다.

사진 설명= A : 금동관 장식 도식화(빨간선- 직물 추정 부분) B : 금동관 장식 부분 X - ray 사진(연결 부분에 금속이 발견되지 않음) C : 금동관 사진(확대해 연결 직물이 확인되는 부분)./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사진 설명= A : 금동관 장식 도식화(빨간선- 직물 추정 부분) B : 금동관 장식 부분 X - ray 사진(연결 부분에 금속이 발견되지 않음) C : 금동관 사진(확대해 연결 직물이 확인되는 부분)./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한우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금동관은 대개 금속으로 연결된 것이 많고, 유기물(천)로 연결된 것은 이번 금동관을 제외해 2건 정도밖에 확인되지 않는데 그마저도 유기물은 발견되지 않아 추측만 하는 데 그쳤다”며 “63호분 금동관은 직물과 함께 발견돼 관 장식이 꼬아 연결된 것이 처음으로 밝혀진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동관이 창녕에서 자체적으로 제작됐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는 유물로도 의미가 있으며, 당시 신라와 창녕지역 비화가야 사이의 복잡하고 다양한 정치적 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연구사는 “63호분 금동관은 사슴뿔 모양 장식이 없는 세 줄기의 ‘출(出)’자형 세움장식을 채택하고 있어 5~6세기에 경주 이외의 지역에서 출토된 금동관의 특성을 보여준다”며 “일부 연구자들은 신라에서 제작해 선물했을 가능성도 보고 제기하고 있지만, 도금층의 두께가 얇고 표면 색상이 균일하지 않은 점을 비추어 볼 때 창녕 내 수공업 집단이 금동관을 자체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고비룡 기자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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