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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독립성 지킬 후보가 행장 돼야”

빈대인 BNK금융지주회장 내정자

추천권 행사로 후보 21명으로 확대

기사입력 : 2023-02-08 20:22:35

BNK경남은행 차기 행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추천권을 행사하면서 행장 후보군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도내에선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남은행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후보가 행장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전경./경남신문 DB/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전경./경남신문 DB/

8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경남은행의 후보군이 애초 당연후보군 11명에 10명이 추가돼 21명이 됐다. 지주 회장 또는 내정자가 차기 행장 후보를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빈 내정자의 추천을 받은 후보군은 고영준·김영원·예경탁 부행장보 등 경남은행 부행장보 3명과 지주 전무 5명, 최근 2년 이내 퇴직한 지주 전무 출신 2명 등 10명으로 알려졌다.

현 규정상 행장 당연후보군 11명 가운데 최홍영 행장과 심종철 경남은행 부행장을 제외한 9명이 경남은행과 연이 없어 외부 출신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새롭게 후보군에 포함된 10명 가운데 경남은행 출신 지주 전무 4명과 경남은행 부행장보 3명이 은행 내부 출신으로 분류된다. 비율로 따지면, 경남은행 외부와 내부 후보군이 각각 12명, 9명으로 외부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군을 넓혀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유능한 행장을 뽑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경남은행이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내부에서 행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군을 늘릴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후보군 확대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보군이 늘었지만 여전히 경남은행 출신이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남은행이 지난 2014년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에 인수된 이래 외부 출신이 행장에 오른 전례는 아직 없을뿐더러 지역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상공계에선 경남은행 독립성을 담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백시출 창원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지역민이 설립하고 지켜낸 경남은행이 지방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산업을 잘 이해하는 인사가 은행장에 선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BNK금융지주 산하에서 투 뱅크 체제로 존속하는 것과 은행 명칭 및 본점 소재지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약속한 인수 당시의 상생협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은행 노조는 지난 6일 ‘그룹 수장으로서 상생협약에 명기한 은행 존속과 독립 경영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기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낙하산 후보를 반대한다는 기조에 BNK지주와 경남은행이 달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내정자는 과거 지주 회장들과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고, 그룹 수장 사명과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 경영계획을 세워 달라”라며 “(합병을 시도한다면) 경남도와 지자체·정치권·노동계를 비롯한 지역사회와 강력하고 처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독립경영을 강조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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