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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트렌드(Trend)- 양진석(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경남부회장)

기사입력 : 2023-02-20 19:27:00

얼마 전 주말에 어떤 트렌드 책들이 유행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서점에 들렀다. 물론 인터넷으로 알아보면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고, 또한 그러한 사람들을 보면 구독력을 샘솟게 해 주기 때문에 서점에 직접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바일, 앱, 유튜브 등을 이용한 독서가 대세라고 하지만 서점은 여전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책을 사려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독서 코너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다정하게 여기저기 코너를 둘러보는 연인들, 어린아이 손잡고 책을 골라주는 학부모 등은 다양한 모습으로 책을 구입하고 있고, 코너에는 자기 계발, 자격증 취득 등 여러 종류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는 서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책을 사는 사람들의 동향을 살펴본 후 여러 코너를 천천히 둘러본다. 최근에 나오는 책들의 흐름을 살펴보고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으면 책 표지를 먼저 본다. 그 다음 목차와 프롤로그를 읽어 보고 책의 개략적인 내용을 파악한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비슷한 내용의 책을 여러 권 산다. 책은 저자의 주관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다른 저자의 유사한 책들을 여러 권 읽다 보면 보다 객관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내용을 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독서 방법도 각자 다양하지만, 나는 비슷한 종류, 유형의 책들을 동시에 구독함으로써 나만의 객관적인 공통분모를 찾곤 한다.

대부분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은 그 시대를 대변해 준다. 한창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부동산 관련 책,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 및 재테크 관련 책, 선거 때가 되면 정치 관련 책들이 유행한다. 요즘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를 대변하는 ‘트렌드’라는 책들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 대형서점 사이트에서 ‘트렌드’를 검색해 보면 2만516개가 나온다. 올해는 ‘코리아 트렌드 2023’ ‘디지털 트렌드 2023’ ‘메타 트렌드’ ‘머니 트렌드 2023’ ‘라이프 트렌드 2023’ 등 다양한 분야 트렌드 관련 책들이 서점을 장식하고 있다.

‘트렌드’라는 용어는 한국어 대사전에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유행은 일상생활에서 특정 색상이나 스타일이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단발성을 의미하며, 패드(fad)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다음에 급속하게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트렌드는 5~10년에 걸쳐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머니 트렌드의 저자 정태익은 “작은 움직임이 반복되면 트렌드가 되고 사회 경제의 흐름을 바꾸며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까지 달라지게 만든다”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트렌드 관련 책들은 올해 유행할 추세를 알려주기 때문에 연초에 읽는 것이 좋다. 대부분 전년도 10~11월경에 쓰여진 책들이 많다. 트렌드를 알고 대처하면 시대의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도 급변하는 최신 기술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최근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가 바로 그것이다. Open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는 광범위하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되어 주어진 질문에 문장으로 생성된 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으로서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OpenAI 공동창업자 테슬라의 머스크도 “챗GPT는 무서울 정도로 훌륭하다. 우리에게 위험할 정도로 강한 인공지능이 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과연 새로운 트렌드인 챗GPT가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스마트 폰이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것처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양진석(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경남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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