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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지사각지대 한부모 가정 적극 지원 나서야

기사입력 : 2023-03-19 19:31:32

이혼과 사별, 별거, 미혼모 등을 이유로 한 부모가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급격한 사회·가정구조의 변화 등이 크게 작용한 탓이지만 부부가 각각 나누어 맡았던 역할이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양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최근 창원에서 20대 친모가 생후 76일 된 딸을 방치해 영양 결핍으로 숨지게 한 사건은 한부모 가정을 위한 사회복지 안전망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한부모 가정의 일상생활에 대한 관찰과 함께 사회적 지원이 시급한 게 현실이다.

경남여성가족재단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도내 한부모 가정은 전체 가구(137만 6240가구)의 6.8%인 9만3370가구다. 이 중 1만3651가구(14.6%)는 저소득가구다. 여기서 75.9%는 모자가구인데 이들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161만원 수준이다. 이들 저소득 한부모 가정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근소한 차이로 지원대상에서 빠진 가정이 많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원 영아 아사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자녀 양육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미혼모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사회적 편견 등으로 우울증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니 정신 건강을 담보하기 위한 교육적 차원의 접근도 절실하다.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 문제 외에도 자녀 양육과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곤으로 인해 자녀에 대한 적절한 정서적 지지가 부족한 데다 일반가정 자녀에 비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매우 낮다. 육아에서 교육까지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부모 가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은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가정구조의 변화 추세를 보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부모 가정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짐을 인정하고 이들 가정을 사회복지 안전망의 우선순위에 둘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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