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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칼럼] 진해군항제, ‘글로컬 한류축제’로 격상을

박정수(축제기획자·시인)

기사입력 : 2023-03-24 08:32:12
박정수(축제기획자·시인)

본지는 축제의 산업화와 글로벌화에 맞춰 창원의 대표적인 축제인 진해군항제와 마산국화축제의 새로운 발전을 제안하는 칼럼을 차례로 싣는다.

코로나가 진정되고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다시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감염병으로 인한 오랜 구속에서 벗어나 생동감 넘치는 환희와 희열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3월 이후에는 전국서 봄꽃축제를 필두로 다양한 축제 및 행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창원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진해군항제가 최근 4년 동안의 침묵 끝에 기지개를 켜고 열린다.

1963년 처음 시작한 군항제가 올해로 예순한 해를 맞았다. 필자가 2012년 창원시 축제기획팀 재직 시 군항제 반세기를 맞아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일이 떠오른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공모한 ‘2012 한국방문의 해 특별 이벤트 사업’에 ‘진해군항제 벚꽃 한류’로 제안서를 제출해 4억원의 국비를 유치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제안 내용 중 대표적인 것이 △군항제 팸투어 △한류스타 콘서트 △한류문화 체험 △진해 멀티미디어 해상 불꽃쇼 △벚꽃 명소 여좌천 불빛축제 △ 아리랑 TV를 통해 국외 홍보 마케팅 등이다.

이제 반세기를 훌쩍 넘긴 현시점에서 진해군항제를 ‘글로컬 한류문화축제’로 승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대표 국민축제로 관광상품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전문성을 가진 조직과 인력양성 △축제 콘텐츠 개발 △축제장 인프라 조성 등 3가지 주요 선행과제에 대한 해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해군항제를 ‘글로컬 한류문화축제’로 성공적 변신을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을 한류형 행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킬러 콘텐츠인 ‘이충무공 추모 및 전승제’를 중심으로 한류공연(K-POP)과 한류문화체험 외 차별화된 부대 프로그램을 창안해야 한다. 특히, 한류공연과 마칭공연 등 메인 공연은 객석을 갖춘 전용 행사장에서 유료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과 같이 공연참가팀을 관람객이 별점제로 직접 평가?시상함으로써 세계적 유명예술단을 대거 유치할 수 있으며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진해군항제를 규모의 축제로 육성함과 아울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해군항제 산하에 ‘K-POP 월드 페스티벌·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맘프·창원 거리페스티벌·창원 음식문화축제’ 등 한류 지향형 축제를 흡수 통합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기계산업과 군항·항만·예술·해양도시의 이미지 부각과 함께 세계 속 명품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축제의 산업화 전략도 반드시 요구된다.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축제의 재정 자립도 향상과 독립채산제 운영을 위해 창원시 대표축제에 대한 유료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시 전반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미래 지향적 콘텐츠산업으로 성장·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숙박·음식·쇼핑·기타 서비스업 등 산업간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권역 유명 축제 중 ‘중국 하얼빈 빙등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가 있다면 ‘한국 진해군항제’로 3개국 대표축제 등식을 당당히 세울 때가 됐다. 이제 정책적 차원에서 창원시 축제산업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수(축제기획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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