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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기자의 동네 맛집 – 이먹반먹] ⑥ 창원 신월동 못생긴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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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4-10 09:59:03

오늘도 ‘점심 뭐 먹지’를 고뇌하는 당신을 위해 ‘이먹반먹(이건 먹어야지 반드시 먹어야지)’을 이어갑니다.

신문사 근처에는 수상한 식당이 한 곳 있습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가게 이름이 ‘못생긴아구찜’이라니. 실제 아구(아귀)가 못생기긴 했지만 맛은 일품이죠.

못생긴아구찜 식당 간판에 아구(아귀) 캐릭터가 눈에 띈다.
못생긴아구찜 식당 간판에 아구(아귀) 캐릭터가 눈에 띈다.

이곳으로 회사의 부장님, 국장님들이 자꾸만 가십니다. 회사 근처에 유수한 식당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들의 입맛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 미스터리입니다. 주인장 말로는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라는군요.

이번에는 이종훈 뉴미디어국장 겸 월간경남 편집장을 필두로 가게를 찾았습니다. 이 국장은 온라인 매체보다 종이신문을 보는 독자가 많던 시절부터 경남의 맛집을 소개해온 원조 맛집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그 시절 쓴 기사는 지금도 여러 노포에 액자로 소중히 걸려 있죠.

가게 안은 오래된 감성의 실내장식을 자랑합니다. 메뉴도 다양합니다. 아구찜 소자 2만5000원, 해물찜 소자 3만3000원, 낙지볶음정식 2인 1만8000원, 동태탕+수제비 2인 1만8000원 등입니다.

어떤 메뉴도 다 추천할만하지만, 필연처럼 아구찜을 주문합니다. 정갈한 7가지 찬에 동치미가 차려졌습니다. 대망의 아구찜. 향긋한 미나리와 아삭한 콩나물, 보들보들한 아구살의 조화는 언제나 환상적입니다. 다양한 부위의 아구가 제법 풍성하게 들어가 있어 여러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린 순한 맛을 주문했는데, 땀이 조금 났습니다.

정갈한 7찬.
정갈한 7찬.
밥과 동치미.
밥과 동치미.

밥 한 공기 뚝딱한 뒤 감자사리면을 빠뜨릴 순 없겠죠. 감자사리면은 아구찜 양념이 잘 스며들기 때문에 별미입니다.

아구찜 중자.
아구찜 중자.

이곳의 비밀은 작은 가게이지만 지역에서 유명 양식집을 오래 운영해온 부부가 새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양식 경력 셰프가 만드는 아구찜’인 셈입니다. 이 가게는 2020년 문 열었습니다.

식당의 내부 모습. 이 식당 테이블은 좌식과 입식으로 나눠져 있다.
식당의 내부 모습. 이 식당 테이블은 좌식과 입식으로 나눠져 있다.

주인장은 맛을 묻는 비결에 “맛은 정성이고 재료는 신념”이라며 “집밥처럼 믿을 수 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뉴판.
메뉴판.

아구찜은 마산 아구찜이 원조입니다.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 일대의 ‘마산아구찜거리’는 아구 요리의 고향이라 할 수 있죠. 지역에 유명 아구찜집이 많지만 근처에 맛집이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이제야 미스터리를 알 것도 같군요.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니까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매주 토요일은 쉽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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