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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67) 창녕 남지 유채단지

봄꽃 향기에 취해 어질어질

꽃 멀미로구나

기사입력 : 2023-04-21 08:33:11

출렁거리는 봄 -창녕 남지 유채단지에서


꽃 멀미해본 적 있는가

불현듯 찾아와

헤어나기 힘들었던 첫사랑처럼


너울거리는 노랑 파도에

어지럼증 느껴본 적 있는가


물결에 쓸려 자맥질하는

해초가 된들 어쩌랴

실바람 타고 번져오는 향기에 취한

벌 나비가 된들 어쩌랴


백 년을 건너온 녹슨 철교 위에 서면

멀어진 사랑이나 유년의 기억은

강물 따라 묵묵히 유실되어 흘러가고


설렘만 파랑처럼 일어

아무 부르는 이 없어도 귀가 커지고

눈이 환해져


부질없이 속에 채워놓은 생각

왈칵 게워내고 싶어지는


어화둥둥

환장하고 싶어지는 4월이다


꽃 멀미 나게 하는 봄꽃의 대향연!!


☞ 매년 4월이면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변은 따뜻한 봄볕과 더불어 노란 유채꽃이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110만㎡ 정도로 단일 면적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란 유채꽃밭이 굽이진 낙동강 푸른 물결과 어울려 아름답고도 화사하게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원래 이 공간은 ‘남지 땅콩’을 유명하게 만들기도 하고, 김장용 무 배추 주산지로 전국적 명성을 날리던 터전인데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유채단지로 완전히 변모한 곳이다. 이 유채단지 안에는 유채뿐만 아니라 한반도 모양을 한 큰 규모의 튤립정원과 태극기 정원, 대형 풍차 같은 다양한 조형물과 경관조명이 설치돼 있어 곳곳이 포토존 명소이다. 유채꽃이 한창인 4월 중순이면 이 유채단지 일원에서 ‘창녕낙동강유채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유채 체험과 공연, 볼거리, 먹거리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 축제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지역 대표 봄꽃 축제로 자리매김돼 있다. 유채꽃은 다른 꽃과 달리 개화 기간이 길어 약 한 달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글= 김일태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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