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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으로 내 아바타가 간다

[디지털라이프]‘소셜 메타버스 앱’ 사용해보니

MZ세대 중심 ‘소셜 메타버스 세상’ 열풍

기사입력 : 2023-05-16 20:06:51

본디·제페토·이프랜드 등 앱 다양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고

내 맘에 쏙 드는 가상세계로 꾸밀 수 있어

연령·선호도 따라 콘텐츠 다르지만

나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기능은 같아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미디어가 유행이다. 최근 유행에 민감한 MZ 세대를 중심으로 앱 ‘본디’가 반짝 흥행하는가 하면, 네이버제트가 출시한 ‘제페토’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고, 국내 각 이동통신사가 최근 출시한 신상 앱인 ‘이프랜드’, ‘지니버스’, ‘키즈토피아’ 등도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 등으로 정의된다. 요즘 나오는 앱들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 같은 수준의 입체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 마음껏 움직이고 소통할 수 있는 가상현실 공간을 지향한다. 감이 잘 안 온다면, 소셜 메타버스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기자 체험기= 인기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소셜 앱 본디를 먼저 깔아봤다. 앱 속 나를 닮은 아바타를 정성스레 만들자 가상의 공간에 놓인다.

상태 메시지에 ‘멘붕’ 기분과 함께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고 적었다. 내 방을 이쁘게 꾸미려는데, 고작 침대와 책상, 의자, 책꽂이를 넣자 방이 가득 찼다. 현실에서도 내 방이 좁은데, 가상 세계에서도 좁다니. 이런. 친구 수가 5명이 되어야 무료로 확장할 수 있다고 하니, 친구가 좀 더 늘어나면 가구를 더 넣기로 한다. 가상 공간의 방에 아바타가 앉아만 있기 좀 따분해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봤다. 본디만의 특징인 플로팅 기능이란 건데, 무엇보다 풍경이 아름다워 멍때리기 좋았다.

바다를 표류하는 동안 다른 배를 탄 불특정 다수를 만났다.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요청과 수락이 이뤄지면, 나란히 배를 타며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몇 차례 거절을 당한 뒤 타인과 함께 항해하기에 성공. 낯선 바다 위에서 초등학생도 만나고 직장인이라는 이용자도 만났다. 딱딱한 말투 때문인지 어떤 이용자는 기자에게 ‘너 로봇이니?’라고 물었다.

이쯤 하고, 다음은 제페토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앞의 앱이 정적인 편이었다면, 제페토는 더 생동감 있는 느낌이다. 만화 캐릭터처럼 화려한 아바타들이 움직이며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조금 충격적이랄까. 이런 문화가 있었다니. 제페토 월드에서 캠핑 맵으로 들어가 모닥불 앞에 앉아 기타를 쳤다. 아바타는 연주 중이지만, 지금 내가 연주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모닥불 앞에서 다른 여러 이용자를 만났고, 랜덤 방 이동을 누르자, 여긴 클럽인건가? 완전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또 다른 앱들인 이프랜드, 지니버스, 키즈토피아 등도 아바타와 가상 공간이 다르지만 나를 표현하고 활동하며 누군가를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앱마다 대상층과 선호도에 따라 자체 콘텐츠가 다를 뿐, 모두 사람을 연결하고자 하는 본연의 기능은 같았다. 누군가는 여러 소셜 메타버스 앱을 즐기다 보면 마음에 꼭 드는 플랫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앱들은 계속 발전 중이라고 하니, 머지않아 영화에서나 보던 진정한 소셜 메타버스의 시대가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본디=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를 표방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뒤 출시 4개월 만에 구글 플레이에서만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회를 기록했다. 본디는 싱가포르 IT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출시했는데, 전신이 여러 논란으로 자취를 감춘 중국 앱 ‘젤리’로 알려지면서 국적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겪었다. 메타드림은 젤리의 운영사 트루리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해 본디로 재탄생시켰다. 메타드림은 공식 입장을 발표해 논란을 부인했지만, 이용자 수가 급감해 대중적인 앱으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특징은 3차원(3D) 아바타와 방(스페이스)을 꾸며 서로 소통하는 서비스로, 친구 수를 최대 50명으로 제한하는 폐쇄성과 아바타가 배를 타고 바다를 떠다니며(플로팅) 다양한 이용자를 만나는 개방성이 공존한다.

제페토 앱 화면 모습
제페토 앱 화면 모습

◇제페토= ‘내 아바타로 즐기는 또다른 세상’이 슬로건이다. 네이버제트에서 2018년 출시한 뒤 국내를 포함해 약 20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으로 누적 가입자 4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 가지 아이템으로 나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교실부터 테마파크까지 다양한 맵에서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며 놀 수 있다. 온종일 놀 수 있는 월드에서 상황극, 파티, 수다 등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고, 아바타 커뮤니티를 통해 피드, 채팅, 라이브로 소통이 가능하다. 아바타를 꾸미고, 크리에이터(창작자)가 되어 패션아이템과 월드를 만들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협업 중인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연예인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크리에이터가 많아 제페토만의 팬덤 문화도 특징이다.

이프랜드 앱 화면 모습
이프랜드 앱 화면 모습

◇이프랜드= 누구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곳! 이프랜드는 ‘모든 이프(IF·만약)가 현실이 되는 새로운 세상’이란 의미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SK텔레콤이 2021년 7월 출시한 뒤 누적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프홈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즐거운 순간을 기록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 최애 셀럽, 친구의 이프홈에서 홈파티를 하거나 플레이아이템으로 노래,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친구들과 실시간 모임을 즐기고, 이프스퀘어에서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지니버스 앱 화면 모습
지니버스 앱 화면 모습

◇지니버스= ‘내가 만드는 메타버스 상상과 재미’를 즐겨보자. KT에서 지난 3월 오픈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지니버스에 왔다면 나의 아바타, 지니를 만들어보자. 귀엽고 개성 넘치는 아이템들로 마음껏 꾸미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제스처로 친구들과 다채롭게 소통할 수 있다. 만일 내가 사는 집이 메타버스에 옮겨진다면? 실제 사는 집을 3D로 뚝딱! 지니버스 속 우리집을 멋지게 꾸미고 친구들을 초대하는 기능도 자랑한다. 지니버스 속 동네인 지니타운을 꾸밀 수 있고, 친구들과 지니버스에서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다. 실제 교류하는 친구들 중심으로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일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키즈토피아 앱 화면 모습./앱에서 캡처/
키즈토피아 앱 화면 모습./앱에서 캡처/

◇키즈토피아= ‘키즈(Kids)’와 이상향을 뜻하는 ‘유토피아(Utopid)’를 더해 ‘아이들이 마음껏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더 넓은 이상적인 세상’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오픈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주 대상층인 어린이에 맞춰 가상 공간에서 실감 나는 체험을 통해 즐기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AI 친구들과 대화하고 퀴즈를 풀 수 있다. 중앙광장에선 캠핑, 대관람차, 눈싸움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공룡과 동물 등 특별한 체험공간도 방문할 수 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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