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70) 주남저수지

하늘이 물이 되고 물이 하늘이 되는

기사입력 : 2023-05-29 20:38:55


달빛을 묻힌 억새의 터치로 그려낸 데칼코마니

저 산수화는 물감으로 그리지 않았다

저 풍경화는 사람이 그리지 않았다

달빛을 묻힌 억새의 터치로

바람이 눌러 찍은 데칼코마니


하늘이 물이 되고 물이 하늘이 되면

나무는 물구나무서서도 잘 살아낸다

여백을 날던 철새가 젖은 낙관을 찍는 곳

사람들은 굳이 물의 속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서산 그림자가 발을 씻고 돌아가듯

소금끼 밴 일상을 담구었다 돌아가며

잠시 하늘을 올려다볼 뿐

따로 방명록에 이름을 적지도 않는다


☞ 주남저수지는 동읍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으로 마을 이름을 따서 산남, 용산, 가월늪이라 불리며 인근 주민들에게 민물고기, 새우, 조개와 같은 먹거리와 갈대 억새와 같은 땔감을 제공하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이르러 가창오리 등 수만 마리가 도래하여 월동하면서 현재는 람사르협약의 등록습지 기준에 상회하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두루미류의 중간 기착지 및 재두루미의 월동지로 각광받고 있다.

시·글= 김시탁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