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尹 "지방 복지사업 1만개 난립, 합리적 통·폐합 필요"

청와대 영빈관서 사회보장전략회의 주재

사회보장서비스·복지체계 통합관리

기사입력 : 2023-05-31 16:38:46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중복·난립된 복지사업이 통·폐합 관리된다. 그동안 소득기준 때문에 혜택을 보지 못했던 중산층도 돌봄 등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회보장 전략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사회보장제도 통합관리 방안'과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사회보장 서비스와 복지체계 난립과 관련, "복지사업이 중앙에는 1000여개, 지방에는 1만여개 정도가 난립해 국민이 알지도 못한다"며 "이게 도대체 경쟁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단순화해 국민들이 어떤 서비스를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 질을 더 고도화해 경제 성장을 견인해 나가는 쪽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통폐합해 시장 조성을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약자복지에 관해 "현금 복지, 돈 나눠주는 것은 정말 사회적 최약자를 중심으로, 예를 들어 쌀이나 부식 등 기본적인 생활 수요를 자기 역량으로 할 수 없는 분들에 한해서만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금 유동성을 제공하더라도 바우처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편복지가 서비스복지로 갈 때의 장점은 이것이 시장화될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 경쟁을 우리가 조성함으로 해서 더 나은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의 복지체계가 난립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에서 득표를 위해 현금 복지가 원칙 없이 확대돼 왔다"며 "서비스 복지는 재정에만 의존한 채 품질 제고와 종사자 처우 개선이 힘든 상태로 방치돼 왔다"고 진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에는 표가 되거나, 인기가 좋다고 해도 전 국민 지원금 등의 방식으로 현금을 뿌리는 것은 철저히 지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앙부처 단위부터 복잡한 제도를 패키지화하고 누락·부족에 대한 투자는 확대키로 했다. 초등돌봄은 늘봄학교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다함께 돌봄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방과후 활동 지원 등 지역중심 초등돌봄 관리체계 간 연계 강화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패키지로 관리해 접근성과 보장성을 높인다. 고립·은둔 청소년·청년 및 가족돌봄청년에 대해서는 지원사업을 추가 검토한다.

각종 전달체계 및 상담·안내 체계도 손본다. 가정폭력 또는 아동·노인·장애인 대상 학대 대응체계를 연계해 대상자들이 지원에서 누락되지 않게 방지한다. 정부민원안내 콜센터(110)와 지자체 상담전화(120), '복지로' 홈페이지만 기억하면 상담·안내가 가능하도록 연계를 강화해 접근성도 높인다.

사회서비스 서비스의 대상과 양, 질을 확충하는 '사회서비스 고도화 방안'도 추진한다. 사회서비스 이용 소득 제한을 풀어 중산층도 소득수준에 따라 본인 부담비를 내면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아동·청소년 심리지원 서비스는 올해 일부 지역 시범사업을 통해 기준중위소득 160%를 초과하더라도 이용 가능하다. 올해 4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은 월 864만원이다.

그간 사회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던 청년·중장년 대상으로 재가 돌봄·가사 서비스와 함께 심리·정서 지원, 교류 증진 등 서비스를 확대한다. 올 하반기 10개 시·도에서 우선 제공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총리와 14개 부처 장·차관, 9개 사회보장 관련 위원회 소속 민간위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기윤 보건복지위 간사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범부처 협력과제로 구체화해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24~2028)을 수립할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부터).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기윤 의원이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부터).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기윤 의원이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