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마산 봉암갯벌 쓰레기 96%가 ‘플라스틱’

31일 ‘바다의날’ 맞아 민관 정화활동

100여명 참여해 갯벌 쓰레기 수거

기사입력 : 2023-05-31 20:10:44

지난해 인공섬 모니터링 조사 결과
쓰레기 1154개 중 1114개 플라스틱


‘바다의 날’인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봉암갯벌생태학습장’ 앞에 작업복 차림의 경남지역 기업과 공무원, 환경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모였다.

봉암갯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역항 내에 위치한 갯벌로 창원천과 남천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마산만 입구까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 펼쳐진 연안 습지다. 산업화 과정에서 매립되고 오염된 갯벌을 민·관·기업체가 협력해 보전하게 됐다. 이로써 멸종 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와 기수갈고둥 등이 서식하는 갯벌로 되살아났고, 지난 2011년 12월 16일 연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장화를 신고 마대와 집게를 챙겨 일사불란하게 맡은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과 폐스티로폼 등 각종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제28회 바다의 날인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갯벌 일원에서 민·관·기업체 참가자들이 해안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제28회 바다의 날인 3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갯벌 일원에서 민·관·기업체 참가자들이 해안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특히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회원과 ㈜무학 직원 7명은 이날 봉암갯벌에서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을 했다. 인공섬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던 무학 직원 정성기(33)씨는 “정화 활동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해안가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정말 많다”며 “쓰레기를 치우면서 환경이 정화되는 걸 느끼고 있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창진환경련 회원인 설미정(53)씨도 “페트병과 스티로폼을 주워도 주워도 계속 나온다”며 “도시에서 강을 따라 떠밀려온 스티로폼이 햇살이나 파도에 잘게 부서지면서 물고기들이 플랑크톤으로 오인해 먹고, 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고 우려했다.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은 2개월에 한 번씩 조사하는 해안 쓰레기 기초 조사 프로그램이다. 조사 결과는 해양폐기물의 예방과 관리 정책 수립을 위한 객관적인 자료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봉암갯벌은 마창진환경련이 조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모니터링 결과 봉암갯벌 인공섬에서 수거한 쓰레기 1154개 중 96%(1114개)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나타났다.

이날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주최로 열린 ‘바다의 날 기념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민영 마창진환경련 사무국장은 “봉암갯벌은 도심 속 습지라는 중요성 때문에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며 “이곳은 해안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이 좁기도 하고 하천에서 내려오는 쓰레기가 있어서 그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다의 날은 유엔 해양법협약이 만들어진 계기로 1996년 제정된 국가 기념일로,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달인 5월을 기념해 지정됐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태형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