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91] - 돌대, 붙이다, 사이, 써 넣다, 돌리기

기사입력 : 2023-06-07 08:27:49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74쪽부터 7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74쪽 첫째 줄과 둘째 줄에 걸쳐 ‘심대’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을 말집 사전에서 찾으면 ‘심대’옆에 나란히 ‘心대’라고 적혀 있으며 ‘바퀴나 팽이 따위와 같이 회전하는 물체의 중심을 이루는 막대’라고 풀이하고 있고, 비슷한 말로 ‘축(軸)’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자 ‘축(軸)’은 ‘굴대 축’입니다. ‘굴대’를 말집에서 찾으면 ‘수레바퀴 한가운데에 뚫린 구멍에 끼우는 긴 나무 막대나 쇠막대’라고 되어 있고, 앞서 나온 ‘축(軸)’이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두 말의 풀이를 봐도 두 말이 비슷한 말인데 말집 사전에서는 두 말이 서로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알려 주지 않는 까닭을 잘 모르겠습니다. 셋째 줄에 ‘돌게 만든 것’이라는 말을 놓고 보면 ‘돌대’라는 말이 더 알맞은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말집 사전에도 ‘돌대’가 있고 ‘회전축’과 같은 말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줄 앞에 ‘붙여서’라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부착(附着)해서’ 또는 ‘접착(接着)해서’라는 말을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여덟째 줄에 ‘맞서게’는 지난 글에서도 나왔기 때문에 지난 글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맞서다’의 두 가지 뜻 가운데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는 뜻입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있는 ‘무게 사이에는’도 ‘무게 간(間)에는’과 같이 ‘간(間)’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토박이말 ‘사이’를 써서 좋았습니다.

열째 줄부터 되풀이해 나오는 ‘지름’도 요즘 배움책에서도 볼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많은 곳에서 ‘직경(直徑)’이라는 말을 쓰고 있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바꾸어서’도 ‘변경(變更)해서’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서 좋았고 열셋째 줄과 열넷째 줄에 걸쳐 있는 ‘써 넣어라’도 ‘기입(記入)하라’ 또는 ‘기록(紀錄)하라’는 말을 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75쪽 넷째 줄에 있는 ‘길어 올리는’이라는 말도 앞서 나온 말인데 ‘긷다’와 ‘올리다’를 더한 말입니다. 여덟째 줄에 있는 ‘자루’도 토박이말인데 ‘손으로 다루게 되어 있는 연장이나 기구 따위의 끝에 달린 손잡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아홉째 줄부터 열째 줄까지 걸쳐 있는 “물이 들은 통의 무게가 20kg이면 얼마의 힘으로 길어 올릴 수 있겠느냐?”는 월(문장)은 ‘통(桶)’과 ‘20kg’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야구방맹이 돌리기’에서 ‘방맹이’의 대중말(표준말)은 ‘방망이’이고 ‘돌리기’는 토박이말 ‘돌리다’의 이름씨꼴(명사형)입니다. 75쪽 열넷째 줄부터 76쪽 첫째 줄까지 이어지는 “힘이 비슷하다고 하면 굵은 쪽을 돌리는 아이와 가는 쪽을 돌리는 아이와는 어느 쪽이 이기겠느냐?”는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경남실천교육교사모임 이창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