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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달리는 ‘수요응답형 버스’가 경유차라니”

내달 운영 창원 DRT 3대 ‘경유차’

시민단체 “친환경 역행·건강권 우려”

기사입력 : 2023-06-07 20:35:16

7월 중부터 창원 도심에서 DRT(수요응답형 시내버스)가 시범 운행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친환경 차량이 아닌 경유차가 사용될 계획으로 확인돼 친환경 기조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7일 창원시에 따르면 시는 창원중앙역과 중앙대로 구간으로 수요응답형 버스(DRT·Demand Responsive Transit)를 시범 운행한다. 수요응답형 버스는 승객이 부르면 운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창원중앙역과 용지호수-정우상가-창원병원-은아아파트-창원중앙역 등 구간에서 자체 앱으로 탑승을 요청하면 운행한다. 요금은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1450원이고 추후 변동 가능성이 있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시는 창원중앙역과 시청 주위에 버스 대기 공간을 조성한다. 7월 중 개통으로 12월까지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차량이 전기, 수소 등 친환경 차량이 아닌 경유차로 구성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을 낳고 있다. 시가 운행하는 3대의 차종은 12인승 승합차이며 모두 경유 차량이다.


창원시내버스개혁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DRT 시범 운행 계획을 보면 미세먼지, 기후 위기 등 대기환경 오염과 시민 건강권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창원시 도심은 평상시에도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수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도심지역에 시범 운영되는 수요응답형 시내버스 경유차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민단체들은 수요응답형 시내버스 시범사업이 경유차로 시작되면 농어촌 지역 확대 시행 때에도 경유차로 도입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관해 창원시는 시범사업 이후 친환경 차량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이라 바로 차를 구매하지 못하니 경유차를 임대해 쓸 예정”이라며 “본사업 시작 때는 친환경 차량 구입을 1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NG(압축천연가스)나 수소차량의 승합차는 생산이 안 되기 때문에 구입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내에서 DRT 사업을 운영 중인 지자체는 양산시, 통영시, 김해시가 있다. 대다수 친환경 차량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양산시에는 8대가 운행 중이며 이 중 전기차는 2대다. 통영시는 총 6대가 운영 중이며 모두 경유 차량이다. 김해시가 운영 중인 3대 또한 경유 차량이다.

친환경 차량이 도입되기 힘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충전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운영업체가 전기 충전 설비가 안 되어 있기에 섣불리 전기차를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추세는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를 쓰는 분위기이니 시설이 완비되고 현재 계약 기간이 끝나면 친환경 차량을 구입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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