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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듣고 싶은 길] 밀양아리나 둘레길

‘자연’ 초록으로 깔맞춤 ‘문화’ 이색으로 눈맞춤… 여기路 가자GO!

기사입력 : 2023-06-08 21:14:47

아름다운 자연·멋스런 문화 어우러진 길
‘밀양아리나’ 성벽극장 등 이색 건물 눈길
연극·뮤지컬·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도 볼만
밀양연꽃단지·가산저수지 풍광 관광객 유혹
예스러움 가득한 퇴로마을엔 문화행사 풍성
시간이 멈춘 듯한 위양지에선 ‘인생 샷’ 찰칵


밀양아리나에서 출발해 가산저수지 주변을 둘러보는 ‘밀양아리나 둘레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의 멋스러움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가산저수지와 위양지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이, 밀양아리나와 퇴로마을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밀양아리나 둘레길에서 만난 여행객들의 얼굴에는 활기와 함께 여유로움이 묻어 있다.

◇밀양 대표 복합문화예술공간 ‘밀양아리나’

밀양아리나 성벽극장. 고대 로마시대 원형극장을 닮아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곳에선 연극·뮤지컬·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밀양아리나 성벽극장. 고대 로마시대 원형극장을 닮아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곳에선 연극·뮤지컬·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밀양아리나 둘레길 첫 장소인 밀양아리나에 도착하면 이색적인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각각의 건물이 개성을 뽐내고 있지만, 그중 성벽극장이 가장 눈에 띈다. 성벽극장은 고대 로마시대 원형극장을 닮았는데, 어두운 색깔의 벽과 철제기둥, 목제계단 등은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실 밀양아리나라는 이름은 이 성벽극장에서 유래됐다고 볼 수 있다. 밀양아리나의 아리나는 아리랑(Arirang)과 아레나(Arena)의 합성어로, 아레나는 로마제국 시대 원형 투기장이라는 의미와 스탠드 등을 설치해 중앙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공연장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밀양아리나에는 성벽극장 외에도 물빛극장, 스튜디오1·2 극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밀양아리나에서는 연극과 뮤지컬,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이 이뤄지는데, 주로 토요일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연 관람을 계획하는 여행객이라면 이때 방문해야 한다.

◇푸른 하늘을 담은 ‘밀양연꽃단지’

밀양아리나 둘레길 코스 ‘밀양연꽃단지’. 푸른 하늘과 초록 나무들이 물에 잠긴 연꽃밭에 비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밀양아리나 둘레길 코스 ‘밀양연꽃단지’. 푸른 하늘과 초록 나무들이 물에 잠긴 연꽃밭에 비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밀양아리나 정문에서 나와 관광안내소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밀양연꽃단지가 나온다. 취재팀이 방문한 5월은 연꽃을 볼 수 없는 계절이지만,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나무들이 물에 잠긴 연꽃밭에 비쳐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연꽃단지 구석구석을 걸으며, 연꽃밭에 담긴 풍경들을 감상해 본다. 지금은 푸른 하늘을 담고 있지만 여름이 오면 싱그럽고 수려한 연꽃의 향연이 기대된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경관 ‘가산저수지’

밀양아리나 둘레길 코스 ‘가산저수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밀양아리나 둘레길 코스 ‘가산저수지’.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밀양연꽃단지와 인접한 시골 마을을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거대한 제방이 나온다. 가산저수지 제방이다. 가산저수지는 약 340만t의 저수량을 자랑하고, 주변 농지와 마을보다 높은 지대에 있어 홍수로부터 민가와 농지를 든든하게 지켜준다. 또한 제방은 휴식을 위한 산책로도 제공한다.

가산저수지에서는 서쪽에 위치한 전망대를 먼저 보고, 퇴로마을과 위양지를 둘러본 다음 돌아오는 길에 제방 쪽 산책로를 걷는다. 광활한 가산저수지를 바라보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고, 전망대에 오르자 하늘과 맞닿은 듯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용호정서 내려오는 지점에서 바라본 가산저수지.
용호정서 내려오는 지점에서 바라본 가산저수지.

◇순백의 아름다움이 깃든 ‘이팝나무길’

가산저수지 둘레길을 걸어가다 보면 이팝나무가 터널을 이룬 구간을 만나게 된다. 하얗게 피어난 이팝나무꽃은 마음속 근심을 잊게 만들어 준다. 순백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잠시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팝나무가 터널을 이룬 구간은 퇴로마을에 이르기까지 두 번 이어진다. 이팝나무의 아름다움은 위양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예스러운 흙담길을 간직한 ‘퇴로마을’

고즈넉한 분위기의 퇴로마을 고택.
고즈넉한 분위기의 퇴로마을 고택.
퇴로마을 고택들을 이어주는 흙담길.
퇴로마을 고택들을 이어주는 흙담길.

저수지 북쪽에는 퇴로마을이 있다. 이곳은 예스러운 흙담이 눈길을 끈다. 흙담도 사람이 만든 건축물이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전혀 없다. 예스럽고 정겨운 흙담은 훈훈하다. 흙담으로 이뤄진 골목길을 따라가면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도 만날 수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고택에도 이르게 된다. 퇴로마을에는 여주 이씨 종택을 비롯해 여러 채의 고택이 잘 보존돼 있다.

또한 퇴로마을에서는 선조들의 옛 문화도 배울 수 있다. 퇴로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면 두부 만들기, 김치 만들기, 천연염색, 탈 만들기 등 여러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민박도 운영해 퇴로마을에서 하룻밤 보낼 수도 있다.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위양지’

위양지를 감상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
위양지를 감상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

퇴로마을에서 나와 동쪽으로 2㎞ 정도 걷다 보면 위양지에 도달한다. 위양지 입구에는 푸르름을 품은 청보리밭이 펼쳐져 있다. 청보리에 마음이 이끌려 잠시 감상하다 위양지로 눈길을 돌린다. 어디부터 살펴볼까 고민하다 사람들의 북적임에 따라 발길을 옮긴다. 관광객들은 다리를 건너 완재정이라 불리는 정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완재정에서는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다. 마루에 앉아 찍기도 하고, 이팝나무가 잘 나오게 돌담 앞에서 순간을 남기는 관광객도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사진 명소는 담벼락에 있는 문인데, 문을 열면 연못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면 완재정의 고즈넉한 담벼락과 이팝나무, 연못의 일부를 동시에 찍을 수 있어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완재정에서 나와 위양지 전체를 감상한다. 나무들은 물가 주변에 자리해 있거나 가지의 일부가 연못에 잠겨 있는데, 그 풍경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평화롭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고요하고 평온하다 보니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마치 시간이 멈춘 느낌이다. 그러다 잠시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올 때면 가지가 흔들리고 수면이 일렁이면서 다시 시간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위양지에는 곳곳에 이팝나무가 피어 있다. 위양지는 사계절 모두가 아름답다고 하나 특히 이팝나무가 피어난 계절이 가장 절경이라고 한다. 이 시간 위양지에 머물고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양지는 신라시대에 조성됐다는데, 오랜 시간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어낸 명소라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듯하다.


글=이주현 월간경남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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