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또 사상 최대… ‘50년 만기 주담대’ 대폭 손본다
주택구입 수요 증가에 8월 한달 7조↑
DSR 산정 만기 최대 40년으로 제한
주택구입 수요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하고 잔액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해 대출 한도 축소하는 등 ‘가계대출’ 잡기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8월 말 기준 1075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달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2조3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선 뒤 5월(4조2000억원)과 6월(5조8000억원), 7월(5조9000억원), 8월(6조9000억원)까지 다섯 달 연속 증가했다. 잔액 기준 역시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는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8월 은행 주담대는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는 이날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해 50년 만기 주담대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고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8월 주요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경쟁적으로 취급하면서 가계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다고 보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 대출은 1~2월에 200억원, 3월 1000억원, 4월 2000억원, 5월 3000억원, 6월 8000억원이었는데 7월 1조8000억원, 8월 5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의 단속에 NH농협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고 나머지 은행들도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 중 집단 대출은 평균 DSR이 50.4%로 규제 기준인 DSR 40%를 초과한 대출이 상당수였다. 50년 만기 주담대 이용자는 40~50대가 전 체의 반이 넘는 57.1%였으며 기존 주택 보유자가 전체의 52%였고 2주택 이상 보유자도 18%나 됐다.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집단대출, 다주택자 등에도 무분별하게 취급돼 가계 부채 급증, 투기 수요 유입 등 시장 리스크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가계 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차주의 미래 소득 흐름 등을 고려해 실제 상환 능력 범위 내 상환액과 기간을 설정하도록 유도했다. DSR 산정·적용 방식도 개선한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대출 시 DSR에 가산 금리까지 적용해 대출 가능액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사실상 가계 부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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