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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창원 세원이앤씨 정상화 언제쯤?

‘경영권 철통 방어’에 막힌 ‘경영진 교체’… 갈등 해결 ‘안갯속’

기사입력 : 2024-02-12 20:48:11

1971년 설립 대형 화공기기 업체
주식거래정지 등 상장 폐지 위기
‘지분 22.14%’ 최대주주 범한메카텍
경영진 교체 통한 회사 정상화 제시
현 경영진, 적대적 M&A로 규정
‘초다수결의제’로 방어 나서 부결
회사 안팎 불안 가중 “정상화 시급”


창원 국가산단 내 세원이앤씨가 코스피 시장에서 1년 가까이 거래 중지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범한메카텍이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를 통한 ‘경영 정상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세원이앤씨는 기존 이사진의 경영권을 놓지 않으며 맞서고 있다. 그사이 회사 안팎에서는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진 교체 진통을 겪고 있는 창원시 소재 기업 세원이앤씨 전경./전강용 기자/
경영진 교체 진통을 겪고 있는 창원시 소재 기업 세원이앤씨 전경./전강용 기자/

◇우호적 투자자 vs 적대적 기업 인수?= 지난해 5월 범한메카텍은 세원이앤씨의 발행 주식 4.88%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12월 신주발행을 통해 90억원의 신규 자금을 회사에 유입하면서 총 22.1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열린 세원이앤씨 임시주총에서 범한메카텍은 출석 의결권 2769만주 중 2477만주(89%)를 확보, 상법에 따른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했지만 이사진 교체를 포함한 어떠한 안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정관에 포함된 ‘초다수결의제’ 조항으로 인한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초다수결의제 조항이 포함된 정관에 따라 기존 이사회에서 ‘적대적 M&A’에 의한 기존 이사 해임·선임이라고 결의하는 경우, 출석한 주주 의결권 5분의 4이상, 발행주식 총수 4분의 3이상 되어야 의결할 수 있다.

초다수결의제는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보다 더 가중된 결의요건을 요구해 적대적 M&A를 막는 수단 중 하나다. 경영진이 낮은 지분율로 불합리한 피해를 볼 경우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지만,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어려워지고 주주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정상적인 기업 M&A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세원이앤씨 기존 이사진은 범한메카텍의 이사진 교체 안건을 두고 적대적 M&A로 규정하며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이다. 적대적 M&A는 상대기업의 동의없이 기업 인수합병을 강행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 두고 범한메카텍은 “지난해 말 세원이앤씨의 정상 운영을 위해 90억 유상증자를 결의한 우호적 투자자임에도, 적대적 M&A로 규정해 최대주주의 권한을 제한하는 등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있다”며 “세원이앤씨 경영진의 부실 경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사진 해임 등을 통한 내부 자정이 시급한 가운데, 초다수결의제 조항으로 인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당초 오는 23일로 되어있던 임시주총 일정은 한 차례 미뤄지면서 4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세원이앤씨 현 상황은?= 세원이앤씨는 1971년 설립된 대형 화공기기 전문 제작회사로, 창원지역에서 4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 기업이다. 굵직한 연혁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지만 현재 상장 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4월 세원이앤씨에 대해 외부 감사인의 ‘의견거절’ 감사의견으로 인해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의견거절은 감사시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감사의견을 아예 낼 수 없을 때 표명한다. 당시 감사의견을 낸 이유로는 △세원이앤씨 경영진들의 투자 활동 관련 거래에 대한 회계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과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로써 상장 폐지 기준에 들어선 세원이앤씨 측은 상장 폐지 이의 신청서를 냈고, 한국거래소는 오는 4월 16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경영진의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도 받는 등 오너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범한메카텍이 지난 임시주총에서 세원이앤씨 경영진 교체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경영 정상화를 외친 이유다.

더욱이 최근 세원이앤씨 안팎으로는 협력업체 대금과 직원 임금 지불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회사를 향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1년 가까이 주식 거래가 정지돼 있는 소액주주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상장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함께 하루빨리 주식 거래가 재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범한메카텍은 세원이앤씨의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범한메카텍 관계자는 “주식 거래 중지에 따라 금융기관에서의 신용도가 떨어져 보증서 발급 등 은행 업무가 원활하지 않다. 수주를 하더라도 보증서를 끊을 수 없으니 수주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가 없다. 이대로 상황이 계속 나빠진다면 최악의 경우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창원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기업이 더이상 망가져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식 거래 재개를 하기 위한 감사의견을 받아낼 수 있도록 그동안의 부적절한 경영 상태 등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며 “향후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제도 개선을 통해 본격적으로 회사 영업에 들어가고, 조직도 재정비해 다시 한번 회사를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원이앤씨 현 경영진에 대해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초다수결의제= 적대적 M&A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 중 하나로,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보다 더 가중된 결의 요건을 정관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주주총회 때 특별결의 요건을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90%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70% 이상’ 등으로 높임으로써 경영권을 방어한다.

현행 상법에는 특별결의 요건을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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