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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보물-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기사입력 : 2024-06-17 19:27:40

세상에서 남자인 아들을 가장 사랑하는 여자는 엄마 같습니다. 거꾸로 여자인 딸을 가장 사랑하는 남자는 아버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 말은 얼핏 보편성은 있어 보이지만 절대적 가치를 가진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구상에는 이와 유사한 사례도 더러 있지만 아닌 경우도 여럿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딸과 아들은 모든 부모에게, 이성을 떠나서 ‘보물’입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이미 호국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현충일이 지났으며,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선열의 거룩한 뜻을 되새겨야 하는 6·25는 직전입니다. 세월의 무게 앞에서 그저 고개 숙인 채 사는 인간이라는 굴레를 핑계 삼아 지켜야 할 것, 챙겨야 할 것조차 슬쩍슬쩍 비켜 갑니다만 가장 순수한 생명을 국민과 국가에 바쳤다는 점에서 호국보훈은 그 의미가 또 남다르고, 각별합니다.

▼가장 소중한 생명을 국가라는 제단에 던진 전쟁 영웅. 어떤 부모에겐 가장 소중한 보물인 자식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던 민족적 비극 앞에서 호국보훈의 달 하루만이라도 선열과 국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가 아니어서, 우리 가족이 아니어서 다행이 아니라, 그분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는 마음과 그 뜻을 좇는 행동을 호소합니다.

▼꿈 많던 어린 시절, 모든 것이 희망으로 빛났습니다. 모든 것을 손에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래서 잡히는 것은 모두 귀했으며 보물이었습니다. 어릴 적, 보물에도 기준이 있었습니다. 형이나 누나에게 빼앗기는 것은 절대 나의 보물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그 보물 목록은 점점 왜소해집니다만, 부모 눈에는 그런 자식도 여전히 보물입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 남은 기간이라도 당신의 가슴에 하얀 국화와 함께 나라를 지킨 선열을 향해 백일홍을 닮은 붉은 마음 한 움큼 살포시 비워두지 않으시렵니까?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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