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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교육 10년을 돌아보다 <1> 진로·진학

진로·진학 시스템 안착… 수도권과 대등한 입시정보 제공

대학진학전문위원단 대폭 늘려

설명회·상담컨설팅 등 활성화

기사입력 : 2024-06-26 08:08:44

수도권·지역 대학과 콘퍼런스
입학사정관, 최신 정보 공유도

권역별 대입정보센터 설치·운영
온·오프라인 맞춤형 상담 지원

교육지원청·지자체 협업 펼쳐
진학 상담·설명회 등 큰 호응

경남진로교육원, 내년 3월 개원
학생 주도적 진로개발 등 집중

생활기록부 기록 등 체계적 평가
교사 역량 강화·학부모 신뢰 과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올해로 재임10년을 맞았다. 진보교육감이란 이름으로 입성해 10년의 긴 세월 동안 경남교육의 변화를 주장하며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왔고, 경남교육의 지형은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경남교육 10년을 되돌아보며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 가운데 진로·진학과 공간혁신, 늘봄, 유아특수교육에 대해 짚어본다.

경남교육청의 진로진학 사업 10년은 한마디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입시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대등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실제 수도권에 비해 지역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입시정보 부족으로 대학 진학에 불리했다. 이는 경남지역 학생들이 정확한 진로진학 정보를 갖고 꿈을 찾고 성장하는데도 차별을 받아온 셈이다. 경남교육청은 경남의 학생들이 입시정보에서 수도권보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지난 10년간 대학진학전문위원단 활성화와 입학사정관과 협업, 지자체와 지역교육청 간 협업, 권역별 대입정보센터 운영 등을 해왔다.

◇대학진학전문위원단 활성화

진학을 위해서는 역량 있는 진학전문 교사가 필요하다. 경남교육청은 박 교육감 취임 이전인 2011년부터 고3 담임 및 부장교사 경험이 많은 교사, 진학 상담 역량이 뛰어난 교사, 수능 출제 및 검토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을 학교에서 발굴하고 연수를 지원해 대학진학전문위원단을 출범했다. 2011년 25명으로 창단해 2012년 30명, 2013년 39명이던 대학진학전문위원단은 박 교육감 취임 후 2014년 89명으로 대폭 늘리고 90~100명대를 유지하고 진학 설명회와 교사 연수, 대학진학 자료개발, 대학전형연구, 상담컨설팅, 수능문항 분석출제 등 진로 진학 활동을 펼치는 등 활성화했다.

대학진학전문위원단 발대식./경남교육청/
대학진학전문위원단 발대식./경남교육청/

◇입학사정관과 협업

경남지역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수도권으로 직접 찾아가서 대학입시 상담을 위해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등 시간과 비용에서 이중 손해를 봐왔다. 이에 따라 도내 학생들의 체계적인 진학 협업을 위해 수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해 ‘수도권 대학과 함께하는 진학 콘퍼런스’를 추진했다. 입학사정관과 고3 부장들이 직접 만나서 입시요강에 드러나지 않은 학생 평가 기준을 1:1 질의응답 방식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그 내용을 전 고등학교에 공유했다. 또한 2016년부터는 학령 인구 급감으로 인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대학과 함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대학과 함께하는 진학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특히 매년 수시모집을 앞두고 7월 셋째주 (20~21일) 창원대학교에 개최하는 ‘아이좋아 대학진학박람회’는 전국에서 손꼽는 대규모 대학진학박람회로서 매년 90여개 대학이 적극 참여해 약 3~4만명의 도민들에게 최신 진학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경남교육청과 지역대학이 함께하는 진학콘퍼런스.
경남교육청과 지역대학이 함께하는 진학콘퍼런스.

◇권역별 대입정보센터 운영

그동안 진학 행사들이 일회성에 그치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수시로 입시상담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에 힘을 쏟았다. 2016년에는 경남교육청 내에 ‘경남대입정보센터’를 설치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맞춤형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대입정보센터에는 1:1 진학상담이 가능하도록 개별 상담실이 있는데, 상담실 팻말이 나눔, 소통, 배려, 공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남대입정보센터에서는 대입 정보를 수집하고 보급하고(나눔), 진학 개별 상담(소통), 찾아가는 대입 지원 연수 및 설명회(배려)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서부권 학생과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창원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부대입정보센터(경남예술교육원 해봄 1층, 진주 소재)를 추가로 설치했다. 현재 동부권 학생과 학부모들을 지원하기 위해 김해에 동부대입정보센터를 설치 준비 중이고, 2025년 3월 개소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지원청과 협업

도내 18개 시군의 학생들이 진학에 고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협업하는 진학 지원 정책을 펴왔다. 2023년 김해시, 거제시, 양산시와 함께하는 ‘경남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하는 진학 어울림 행사’에서 진학 상담, 진학 토크 콘서트, 대입 설명회를 통해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대학진학전문위원단을 활용한 진학 개별상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관련 지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고 있다. 올해도 3월부터 통영, 양산, 김해로 ‘찾아가는 진로 및 진학 토크 콘서트’를 실시했고, ‘양산시와 함께하는 진학 어울림(5~6월)’을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할 예정이다. 또한 교육지원청과 협업하여 EBS-거창교육지원청(5월), EBS-김해교육지원청(9월)을 연계해 ‘EBS 학습전략 설명회’로 대학 진학을 지원하는 중이다.

고3학년생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진학상담.
고3학년생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진학상담.

◇경남진로교육원 설립

경남도교육청은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경남진로교육원 설립을 추진해 왔다.

경남진로교육원은 밀양시 교동 755번지 일대의 1만5714㎡ 부지에 지상 3층의 교육관과 4층 규모의 학생생활관으로 건립되며, 479억원 상당의 예산이 투입된다. 2019년 1월 밀양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1년 4월 교육부-행정안전부 공동투자심사를 통과했으며, 2023년 5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 40%로, 올해 12월에 준공하고, 시범운영 과정을 거쳐 2025년 3월에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밀양시도 경남진로교육원 밀양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22년 1월 설립부지 내 사유지 보상을 완료하였으며, 건축공사비 100억원 지원과 함께 부지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등 경남교육청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도교육청 진로교육원은 디지털화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진로개발 역량 함양을 목적으로, 개방적이고 가변적인 미래형 공간 구성,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진로 상담과 체험, 학교 교육과정 및 지역연계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 개인별 진로와 적성에 맞춰 △미래산업 △생태환경 △건강안전 △창업창직 △진로상담 △문화예술 △인공지능의 7개 체험관 내에 20개 체험실을 갖추고, 6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65개의 새로운 직업을 체험할 예정이다. 이 밖에 222석의 중강당, 도서실, 북카페, 개인상담실, 기획전시실 등도 갖추고 있다. 경남의 원거리 학생들과 심화 및 특별체험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숙식이 가능한 학생 생활관도 갖추고 있다.

◇학부모 신뢰와 진학담당 교사 자생력 필요

최근 대입은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6대4 정도로 수시가 높다. 결국 평소 학생생활에 학생들의 특이성을 생활기록부에 얼마나 더 잘 담느냐가 관건이다. 경남교육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등 진로·진학 시스템은 10년간 다른 교육청과 견줘서 오히려 더 체계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안착했다.

하지만 더 튼튼하게 자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학교에 있는 교사들의 역량강화와 학부모의 신뢰가 과제로 남는다. 최고의 입시전문가는 학생들을 돌보는 선생님이라는 말처럼 진학상담은 선생님이 가장 잘 안다. 현재는 교과와 인성지도까지 담당하고 있어 진학에만 전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진학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최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진학 담당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해 자생력을 키우는 데 경남교육청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학부모들의 역량 강화도 요구된다. 학부모 스스로 학교 선생님을 신뢰하지 않고 사교육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있다. 자녀의 진학상담을 제3자가 아닌 자녀를 가장 잘 아는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제공받아야 한다. 이제는 학부모가 학교와 선생님을 신뢰할 수 있는 여건 마련으로 경남교육청의 진로·진학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차례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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