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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태국 살인’ 국제공조 수사력 향상 계기되길

기사입력 : 2024-05-15 19:35:45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한국인 드럼통 살인’ 사건 피의자 2명이 잇따라 붙잡혔다. 경찰 등 사법당국이 남은 피의자 1명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태국 관광지 파타야 호수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이 시멘트로 채워진 플라스틱통에 담긴 채 시신으로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로 국내에 처음 알려진 이 사건은 시신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라는 점 등 드라마 ‘카지노’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범죄의 흉악성, 발생지가 해외라는 점 등에서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7일 가족의 신고와 경찰의 국제공조 수사 착수를 시작으로 11일 태국 파타야서 시신 발견, 12일 전북 정읍에 이어 1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피의자 1명을 검거하는 등 초동수사에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제공조 수사의 쾌거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남은 피의자 1명에 대해서도 경찰은 “우리 국민에 대한 흉악 범죄는 국경을 초월해 끝까지 추적해 단죄한다는 정부와 경찰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 같은 기조에서 한 치의 빈틈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어 그나마 국민으로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피해자 가족이나 주변에서 보면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 대처는 불가능했을까’하는 안타까움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초기 대응과 국제공조 수사로 발 빠르게 성과를 낸 경찰로서는 조금 지나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는 점에서 ‘사건 발생→피의자 검거→사후 대책 수립’으로 되풀이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지점에서 역설적으로 뼈아프게 들릴 수 있다. 더욱이 이처럼 발 빠른 대응도 있지만 지난 3일 필리핀 세부에서 검거된 한국인 강도 피의자 3명은 2022년 6월 사건 당시 주범 7명 중 4명이 붙잡힌 후 2년 만에 일망타진됐다는 점에서 국제공조 수사의 쾌거이지만 만시지탄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국제공조 수사력 향상과 어떤 피의자도 잡힌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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