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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유치원 구조물 붕괴 안전 관리 ‘사각지대’

2018년 설치… 빗물에 부식돼 사고

도교육청·지자체, 점검 대상서 빠져

성산구청 “이달 건물 전체 진단”

기사입력 : 2024-06-11 20:06:53

속보= 창원 성산구의 한 유치원 옥상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하원시간 때에 발생해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가운데, 해당 구조물이 점검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보완이 요구된다.(11일 5면  ▲창원 유치원 옥상 무너져…인명피해 없어 )

11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의 한 유치원 건물 옥상에서 관계자가 무너진 석고스티로폼 장식 구조물을 치우고 있다./김승권 기자/
11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의 한 유치원 건물 옥상에서 관계자가 무너진 석고스티로폼 장식 구조물을 치우고 있다./김승권 기자/

11일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 5분께 창원시 성산구의 한 유치원 건물 3층 높이 옥상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유치원 건물 내부에 5~7세 원아 170여명과 선생님 19명이 있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당시 학부모들이 건물 인근에서 원아들의 하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주변 현장에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사고 발생 1시간 22분 만인 오후 5시 27분께 안전 조치를 완료했다.

성산구청과 경남교육청 등은 주로 나무로 된 구조물이 빗물에 부식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무너진 옥상 구조물은 나무 재질에다 일부 석고나 합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산구청 관계자는 “구조물이 나무로 돼 있어 비를 맞으면 부식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코팅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작업을 좀 하지 않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해당 구조물이 점검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점이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은 점검 매뉴얼에 따라 1년에 세 차례 ‘자체 점검’을 진행하고 교육청에 결과를 보고한다. 하지만 해당 구조물은 건축시설물이 아닌 옥외광고물로 점검 대상이 아닌 것으로 교육청은 판단하고 있다. 구조물은 지난 2018년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이 자체 점검을 하고 결과를 교육청에 보고하면 이에 대해 지도·감독을 하지만, 해당 입간판은 옥외광고물로 점검 대상이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성산구청의 판단은 달랐다. 성산구청 관계자는 “해당 구조물은 옥외광고물이 아니다”며 “건물 자체가 돋보이도록 장식처럼 달아 놓은 장식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해당 구조물은 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들지 않는다는 게 구청 측의 판단이다. 해당 유치원이 준다중이용 건축물로, 건축법상 안전점검 의무 대상인 특수구조 건축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자 성산구청은 이달 중 유치원 건물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유치원 관리자는 “교육청 등 관리지침에 따라 잘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안전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끔 절차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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