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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물가 ‘엥겔계수(가계소비 중 식료품비 비중)’ 17년 만에 최고

작년 1~3분기 한은 통계 13.8%

2000년 13.9% 이후 가장 높아

식료품 물가 상승이 원인 분석

기사입력 : 2018-02-21 07:00:00


가계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계수가 17년 만에 최고로 나타났다. 식료품 물가 상승이 주범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573조668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그중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은 78조9444억원으로 4.7% 늘었다.

한은의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이를 바탕으로 엥겔계수를 구해보면 13.8%로 나온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p 상승한 수치로, 1~3분기 기준으로 보면 2000년 13.9% 이후 가장 높다.

엥겔계수는 통상 소득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소득이 늘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가계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같은 필수재 외에 다른 소비지출을 늘리는 탓이다.

실제로 엥겔계수는 2000년 이후 꾸준히 낮아져 2007년에는 11.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8년 12.0%로 오르면서 상승세로 전환, 2011년 13.0%를 찍고 꼬박꼬박 상승세를 지속하며 14%대 문턱까지 올랐다.

식료품 지출이 커진 배경으로는 식료품 소비 패턴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고급 식품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는 등 식품 소비 트렌드가 바뀌는 영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료품 물가 상승이 가파르고 다른 소비지출은 늘리기 어려운 환경 탓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사람들이 밥을 하루 세 끼 먹는다는 점이 변함없는데 식료품비 비중이 커졌다는 얘기는 소득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신선식품 위주로 물가가 상승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은 2014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대로 가구의 전년 대비 월평균 경상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2.5%) 직전 약 2년간(2015년 3분기~2017년 2분기) 0~1%대를 맴돌았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소비지출에선 제외됐지만 비슷한 성격인 외식비 물가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가 먹는 데 들인 지출 비중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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