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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15) 제25화 부흥시대 25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네”

기사입력 : 2019-11-22 08:14:32

박불출이 찾아오겠다고 전화를 했었다.

“모셔.”

이재영이 김연자에게 지시했다. 이내 박불출과 박두영이 들어왔다.

“아니 자네는….”

박두영을 본 이재영은 깜짝 놀랐다.

“박두영입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박두영이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박두영은 이재영의 밑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으나 건준에 참여하겠다고 떠났었다. 그 뒤 한동안 얼굴을 비치기는 했으나 전쟁 직전부터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회장님, 절 받으십시오.”

박두영이 넙죽 절을 했다. 박불출은 넉넉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아니 이 사람 맨바닥에서 왜 이래?”

이재영이 황급히 박두영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핫핫! 두영이가 실은 제 동생입니다. 친동생은 아니고 6촌 동생입니다. 마침 사무실에 왔길래 데리고 왔습니다. 얘가 회장님 뵈은지 오래되었다고 해서….”

박불출이 이재영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잘 오셨습니다.”

이재영은 그들과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적 치하 3개월 동안 고생한 이야기를 했다. 이재영도 인민군 치하에서 동굴에서 지낸 이야기를 했다. 박불출은 은행업무를 시작하고 있고 박두영은 자유당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자유당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이재영은 박두영을 쳐다보았다. 그는 오로지 이승만 대통령만이 우국지사라고 믿고 있었다.

“대통령께서 정당이 하나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우리 국민회가 자유당을 만들어서 대통령 각하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이재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자네 혼자서?”

“아닙니다. 이범석의 족청과 함께 자유당을 만들 것입니다.”

족청은 조선민족청년단을 줄인 말로 1946년 이범석이 설립했다. 미군의 후원을 받은 우익단체로 이범석이 국무총리로 취임하면서 대한민족청년단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족청계는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런가?”

“우리와 손을 잡고 있는 사람 중에 이기봉이라고 있습니다. 우리 운영부장입니다. 나중에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아니야.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네.”

이재영이 손을 내저었다.

“핫핫! 항상 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박두영이 껄껄대고 웃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