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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쿨존 제한속도 60㎞가 웬말

기사입력 : 2020-06-01 21:43:03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중요성, 즉 위험성에 대한 경찰의 인식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군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발의된 ‘민식이법’이 지난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각 자치단체와 관할 지방경찰청은 스쿨존에서의 제한속도를 대부분 시속 30㎞ 이하로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경남의 경우 30㎞를 초과하는 곳이 56곳이나 된다. 40㎞가 11곳이며, 50㎞ 18곳, 60㎞가 무려 27곳에 이른다. 경찰이 도로 규모와 교통 흐름 등을 고려하고 제한속도를 책정했겠지만 50㎞, 60㎞는 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부산에서는 이미 2017년부터 도로가 좁은 영도구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의 차량 제한속도를 각각 50㎞와 30㎞로 하고 ‘영도구 안전속도 5030’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서울시도 작년부터 사대문 안 ‘간선도로 50㎞/이면도로 30㎞’로 변경했다. 개학 등교가 시작된 가운데 스쿨존에서의 불법 주·정차, 앞지르기 등 교통법규 위반이 여전하다고 한다. 지난 1일 오전 8시께 기자들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초등학교 스쿨존을 찾았을 때 차량들이 뒤엉켜 수십대의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정차해 어린이들을 내려준 것을 목격했고, 후미의 일부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해 추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 상당수 학부모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등하교를 시켜야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우리보다 길이 넓은 미국을 비롯, 일본, 유럽 등의 스쿨존 제한속도는 30㎞ 이하다. 스쿨존 길이도 우리는 300m인데 비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500m로 설정해 놓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스쿨존뿐만 아니라 스쿨버스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스쿨버스를 추월할 경우 추월운전자는 인근 운전자들에게 둘러쌓인 채 내려 심한 항의와 함께 미개인 취급을 받는다. 시민들의 운전습관이 몸에 밴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스쿨버스를 추월하면 50만~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스쿨버스는 곧 움직이는 스쿨존인 셈이다. 교통선진국답다. 경남경찰은 제한속도 50㎞와 60㎞는 대폭 내리는 것이 스쿨존 설치 취지에 맞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