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체계 전환 현장 가보니] 도내 일부 약국 자가진단키트 품절… 혼란스런 ‘셀프 방역’
창원지역 약국 “하루만에 동나… 주문했지만 대란 올까 걱정”
제약도매업체 “키트 공급 미정”
경남도 “물량 부족은 없을 것”
내달 3일부터 경남은 모든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때 고위험군과 우선순위 대상을 빼곤 자가진단검사를 거쳐야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게 되는 등 검사 체계가 바뀌게 됐다. 이에 시민들 사이 자가진단키트를 사려고 약국으로 몰리는 등 일시적인 수급 문제가 나타나곤 있지만, ‘마스크 대란’과 같은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설 연휴 직후인 2월 3일부터 전국적으로 고위험군 위주로 PCR 검사를 조기 시행해 치료를 우선하는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시행된다. 앞서 26일부터 오미크론 우세지역인 안성, 평택, 광주, 전남 등은 변화된 검사체계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경남은 각 시·군 20개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오는 29일부터, 나머지 4개 임시선별검사소는 2월 3일부터 변화된 체계를 적용한다.
자가진단키트 사용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며, 도내 일부 약국과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상품이 품절되는 등 일시적인 수급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27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약국의 약사는 “재고 구비를 많이 해두지 않았던 탓에 키트는 벌써 다 떨어졌다. 구하려면 비싸게 사야 한다”며 “주로 회사나 오피스텔 인근 약국 키트들이 대량으로 팔려 재고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최근 경남과 부산, 울산 등 약사들이 참여하는 채팅방에서 서로 키트를 어디서 구하냐고 물어볼 정도”라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의 약국 한 곳도 마찬가지였다. 약사 A(29)씨는 “일주일에 1~2개 팔릴 것이 26일 하루 만에 30개 이상 팔렸다”며 “계속 문의가 있어 주문을 해놓았지만 도매상에서도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답을 받아 (마스크 때처럼) 또 한 번 대란이 일어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약사회 관계자는 “도매 유통 물량만 충분하면 괜찮은데 다음 주는 공급이 좀 된다고 하니 지켜봐야 한다”며 “확진자 추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수급 문제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도내 한 제약 도매업체 관계자도 “지난해 4/4분기 6500여개, 한 달에 2000여개를 판매했는데 정부 발표가 있었던 26일에는 몇 시간만에 6000개 나가 하루 만에 세 달치를 판매한 셈이 됐다”며 “아직도 입고 문의가 많이 오는데 제조 공장에서 물건이 없다고 해 언제 물량이 풀릴지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급의 문제가 단기간 발생할 수 있지만, 생산 물량을 감안할 때 국내 수급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 선별진료소 등에 자가진단키트를 공급 중으로, 경남에는 1월 28일 도내 각 시군 보건소 20개 선별진료소에 6000개씩 12만개를 첫 공급한 뒤, 내달 4일에는 9000개씩 18만개가 공급될 계획이다. 이외 4개 임시선별검사소에는 각 3150개와 1만1050개가 공급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물량 부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공급량을 갖고 상황에 따라 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으로 변화된 검사체계에 따라 우선순위 PCR 검사 대상인 만 60세 이상 고령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밀접접촉자 등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 등은 선별진료소에서 확인을 거쳐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외 시민들은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받아 양성 여부를 일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양성 반응이 나오면 PCR 검사를 추가 실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2월 3일부터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있는 경우, 도내 46개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지정의료기관에서 진료와 함께 신속항원검사(전문가용)를 받아볼 수 있다. 이때 진찰료는 본인부담이고 검사비는 무료다.
김재경·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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