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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올해는 나의 해! (7) 창원중앙고 핸드볼부 유준서

핸드볼 벽 높지만… 메달 꿈꾸며 오늘도 ‘슛’

전국대회 8강 진출 이끈 주역

공수 조율의 핵심 센터백 맡아

기사입력 : 2023-04-06 21:40:42

창원중앙고 핸드볼부는 지난 3월 고성에서 열린 무안고와의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중고등선수권대회’에서 승리했다. 팀의 에이스 유준서가 ‘2분 퇴장’ 세 번을 당하며 수적 열세 속에서도 거둔 승리였다. 창원중앙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8강을 확정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 승리가 의미가 있는 것은 2022년 단 한 차례도 경기서 이기는 기쁨을 누리지 못한 선수들이 2년 만에 거둔 첫 승이기 때문이다.

창원중앙고 핸드볼부 유준서가 슛 자세를 취하고 있다.
창원중앙고 핸드볼부 유준서가 슛 자세를 취하고 있다.

창원중앙고 핸드볼부는 엘리트체육팀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상 학교스포츠클럽에 가깝다. 선수들은 다른 학생들처럼 수업을 듣고 평일 1시간~1시간 30분 정도 훈련을 한다.

창원중앙고 핸드볼부 유준서(2학년)는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중고등선수권대회 낙동고(20-28 패)와의 경기서 7골, 무안고(21-18 승)를 상대로 6골, 8강전에서 만난 선산고(17-32 패)와의 경기서 9골을 넣으며 세 경기 합계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템포를 조절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를 주는 공수 조율의 핵심 역할을 하는 센터백을 맡고 있는 유준서는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같이 핸드볼 스포츠클럽을 통해 핸드볼을 시작했다. 창원중앙중을 거쳐 창원중앙고로 진학한 그는 핸드볼에 대해 “점프할 때 날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점프하고 슛 던지는 것, 공격과 수비를 같이 하는 것도 매력적이다”고 소개했다.

신장 184㎝, 75㎏의 체격 조건을 갖춘 유준서는 “롱슛, 수비와 일대일로 맞설 때 자신이 있다”면서도 “강팀에게는 강하지만 약팀과 상대할 때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력이 비슷하거나 더 약한 팀을 만났을 때 센터백으로 경기를 잘 운영하기 위해 ‘여유’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고, 노마크 찬스를 많이 놓치는 약점 보완을 위해 연습 때마다 한타임씩 늦춰서 슛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준서의 롤모델은 같은 포지션으로 실업팀 두산에서 뛰고 있는 정의경. 그는 “중학생 시절 학교로 찾아온 정의경 선수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적이 있다. 남자 핸드볼 간판스타가 하는 플레이를 직접 보고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어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고 회상했다.

유준서는 “경기를 주도하고 코칭스태프나 벤치 등에서 봐도 여유를 가지면서 플레이하는 차분하고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많다. “핸드볼을 잘 해서 핸드볼 쪽으로 가고 싶지만 그 벽이 너무 높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유준서의 동생은 창원중앙중 핸드볼부 레프트백 유승훈(3학년). 창원중앙중은 대한핸드볼협회장배 전국 중고등선수권대회서 3위를 했다. 형제가 핸드볼을 계속 한다면 창원중앙고에서 형제가 같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동생 역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 성사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유준서는 지난 대회 8강 성과에 대해 “조 편성이 잘 돼서 가능했다”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3등 안에 들어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준서를 지도하고 있는 김인우 감독은 “우수한 피지컬과 파워를 가진 선수로 팀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파워있는 중거리슛이 강점이다. 큰 키지만 탄력이 좋고 빠르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유준서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친화력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1학년 때는 부반장, 현재 학생회에서 체육차장을 맡고 있다. 대회에 나갈 때면 친구들이 “다치지 말고 조심해서 돌아오라”, “경기에서 이기면 맛있는 거 사준다”는 말을 듣곤 한단다.

인터뷰를 마친 유준서는 교복으로 갈아입고 교실로 향했다. “공부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네요”라는 말을 남기며….

글·사진= 권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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