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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일찍 나와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오늘 지각”

파업 첫날 출근길 현장

버스 정류장마다 시민·학생들 북적

“왜 안내 없나” “파업 몰랐다” 혼란도

기사입력 : 2023-04-19 11:17:18

창원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협상 조정 결렬로 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19일 아침, 창원지역 주요 버스 정류장에서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벌어진 배차간격에 큰 불편함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창원시 의창구 명곡동 명서다리·명곡고개 정류장(명서동허앤리병원 방면)에서 만난 봉림고등학교 2학년 전예림 양은 "7시부터 기다리고 있다. 시험 기간이라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할 줄은 몰랐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전 양은 20분 넘게 기다린 뒤에야 임시 시내버스를 탈 수 있었다.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임시 시내버스 기사에게 노선을 물어보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임시 시내버스 기사에게 노선을 물어보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임시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임시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은아아파트 정류장(창원시청 방향)에는 임시 버스와 임차 택시를 기다리는 학생들과 시민들로 붐볐다. '임차 택시' 깃발을 단 택시 기사는 같은 방향 승객을 꽉 채워 태운 뒤에야 출발했다. 마산 한일여자고등학교 3학년 조황임 양은 "아침에 엄마가 말해줘서 파업 소식을 알게 됐다"며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양은 결국 기다린 지 1시간 넘어서야 일반택시를 타고 학교로 갈 수 있었다.

임시버스를 탄 시민들은 평소보다 많은 탑승객에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우상가 정류장에서 하차한 한 시민은 "남양초등학교 앞에서 98번 버스를 타고 왔다"며 "원래 중앙고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데, 버스 안에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덥고 힘들어서 한 정거장 전에 내렸다"고 말했다.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고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9일 창원의 한 버스 정류소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고 있다./김승권 기자/

비슷한 시각 마산합포구 경남대 남부터미널 종점 정류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3년 전 파업 때와 달리 주요 정류장에 창원시 공무원이 안내하고 있지 않아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파업 관련해 묻는 모습도 보였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오늘 지각이다"라는 말도 들렸다.

버스 파업 소식을 몰랐다는 정모(79)씨는 "어제 안내 문자는 받았는데 파업한다는 것은 정류장에 나오고 나서야 처음 알았다"며 "정류장에 안내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서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큰일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은아아파트 정류장(창원시청 방향)에서 만난 경남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40여분 동안 대중교통을 기다린 끝에 걸어서 1시간 거리의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태형 기자/
은아아파트 정류장(창원시청 방향)에서 만난 경남관광고등학교 학생들이 40여분 동안 대중교통을 기다린 끝에 걸어서 1시간 거리의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태형 기자/

앞서 7개 버스회사로 구성된 창원시내버스노조협의회는 서울, 부산과 비슷한 수준 임금 인상률인 임금 7.4% 인상과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휴식 시간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큰 폭의 임금 인상률이 부담된다며 반대 뜻을 보였다.

8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노사는 18일 오후 3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마지막 조정 회의를 진행했고, 노조는 사측과 임금 인상률 3.5%에 합의했으나 정년 연장 및 기타 복지를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19일 첫 차(5시 10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창원시는 출·퇴근 시간대 임차 버스 142대와 공영버스 10대 등 버스 152대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한다. 시민들은 임차·공영버스를 탈 경우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택시 800대(개인·법인 포함)도 시내버스 노선에 배치됐으며 각각 지정된 시내버스 노선대로 운행된다. 승객들은 택시 이용 시 1인 1회 1000원을 내면 된다.

박준혁·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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