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기자 발언대] 감독(監督)- 박준영(디지털미디어국)

기사입력 : 2023-12-11 19:11:54

경기장 위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던지고, 치고, 쏘고, 잡고 등 화려한 플레이를 선사하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들 뒤에는 묵묵히 경기를 바라보며 책임을 지는 중요한 존재가 있다. 바로 감독이다.

올해 지역 프로 야구, 농구 구단인 NC 다이노스와 창원LG세이커스는 굵직한 발자국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NC는 가을야구 무대를 밟아냈고 LG 역시 2022-2023시즌 정규리그 2위로 마치며 2014시즌 이후 9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 2년간 체육부를 맡으며 수없이 경기장을 찾았다. 현장 바로 옆에서 선수들이 흘리는 굵은 땀방울을 보았고, 감독들은 총성 없는 지략 전쟁을 펼쳐나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를 향한 선수단의 집념은 뜨거웠다. 현장에서 모든 순간들이 인상 깊었지만 그중에서도 감독들과의 만남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체육부를 떠난 뒤에도 기자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은 선수들의 화려했던 플레이가 아닌 감독들의 모습이다. 경기에 승리하면 선수들의 활약이 집중되고 패배하면 감독이 주목된다.

어려움과 힘든 상황이 연속되는 자리이지만 NC 강인권 감독과 LG 조상현 감독은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는 모습이었다. 두 감독 모두 강단 있는 스타일로 선수들을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이들은 야구와 농구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강 감독은 이번 시즌 도중 팀워크 훼손 등의 이유로 팀의 주요 자원인 박건우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당시 팀 사정을 살펴보더라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강 감독은 팀을 망치는 행동을 지켜볼 수 없었기에 팀을 지키는 것에 집중했다. 조 감독 역시 늘 항상 상대팀 분석과 작전 구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할 때는 가차 없이 쳐내기도 한다. 차갑게 보일지 모르더라도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만난 두 감독은 개개인 선수들의 성장과 한없이 애정 어린 시선들로 팀 발전에 최선을 다한다.

짧은 시간 이들을 만났지만 뚜렷한 성향을 지니고 있어 어설프게나마 이들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나가며 경기장으로 많은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현재, 경기를 바라보는 이들이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들의 희로애락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준영(디지털미디어국)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