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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처음 시작하는 정치 공부 등

기사입력 : 2024-02-21 08:01:32

△처음 시작하는 정치 공부= 매스컴에 보이는 정치판을 보고 있자면 정치가 우리 삶에 도움이나 될까 싶지만 사실 정치는 나 개인의 삶과 우리가 속한 사회 공동체의 모습을 형성해가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이 책은 삶의 태도와 가치관으로서의 총체적인 정치를 다룬다. 한 해 걸러 선거를 치르는 민주 시민으로서 삶과 정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 박정원 저, 지노출판, 1만9000원.


△전기, 밀양-서울= “한국에서 에너지 정의와 기후 정의 실천의 역사를 쓴다면 그 첫 페이지에는 ‘밀양 할매’가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와닿는다. 구술서사를 연구하며 30년 전 밀양과 연을 맺었던 저자가 2012년 수면 위로 떠오른 밀양 송전탑 투쟁을 접하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펼친다. 밀양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라는 밀양 할매들의 현재를 말하고자 한다. 김영희 저, 교육공동체벗, 2만2000원.


△기꺼이 나의 죽음에 동의합니다= 최근 전(前) 네덜란드 총리 부부의 사망 소식이 각종 매스컴을 달궜다. 이유는 그들이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 네덜란드를 비롯해 스위스·캐나다 등 안락사가 허용된 국가들이 있고, 우리나라 같이 아닌 곳들도 있다. 책은 캐나다의 한 가정의인 저자가 조력사망 시행 의사가 된 사연과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곳에 따라 어느 것도 정답일 수 없는 죽을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이 될 것이다. 진 마모레오·조해나 슈넬러 저, 위즈덤하우스, 1만9800원.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국내 최초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정보라가 자전적 SF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문어가 말한다. “지구-생물체는-항복하라”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생각하면 섬뜩해 마지않는데, 사실 현실은 이미 섬뜩하지 않은가. 직접 겪은 비정규직 강사 해고 사태, 러시아 정부가 망가뜨린 바다 이야기 등 실화가 소재다. 작가는 항복할 수 없다. 소설보다 더 불합리한 현실에 맞서 싸워야 하기에. 정보라 저, 래빗홀, 1만6800원.


△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 결혼식 때 드레스를 입고 싶지 않아서 턱시도를 입었고, 느린 영화를 편집하는 사람이었다가 방송매체를 만들기도 했으며,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살았지만 가장 오래 지낸 베를린을 집처럼 여기는 사람. 그의 납작하지 않은 삶을 편집한 한 편의 영화다. 레즈비언을 떠올리는 시선은 다소 변했고 또 여전하다. 오픈리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저자는 자신을 함부로 대한 사람들 대신 자신을 돌봐준 마음을 기억한다. 타인의 삶을 멋대로 짐작하거나 납작하게 보지 않기를. 김나리 저, 책나물,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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