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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 터뜨린 벚꽃, 상춘객 마음 달래줬다

[진해군항제 축제 첫 주말]

기사입력 : 2024-03-24 20:10:41

중원로터리·여좌천·경화역서
다양한 볼거리·행사 등 만끽
이번 주말께 벚꽃·인파 절정


벚꽃이 다 피지 않은 채 진해군항제가 개막하면서 일찍이 발길을 재촉한 상춘객은 실망한 모습을 보였지만, 개막 이틀째 벚꽃이 하나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면서 상춘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휴일인 24일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열리고 있는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에서 관광객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준 벚꽃 개화율은 15%라고 설명했다./전강용 기자/
휴일인 24일 국내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열리고 있는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공원에서 관광객이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준 벚꽃 개화율은 15%라고 설명했다./전강용 기자/

◇제대로 안 펴 아쉬워= 국내 최대 규모의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는 지난 23일 개막했다. 개막 첫날,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 벚꽃이 거의 피지 않아 방문객 사이 ‘벚꽃 없는 벚꽃 축제’라는 말이 나왔지만, 이튿날 일부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면서 상춘객 마음을 달래줬다. 휴일인 24일 시내 곳곳에 빗방울이 흩날렸지만 축제 주요 무대인 중원로터리와 여좌천, 경화역 공원 일대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경기도 평택에서 딸과 사위, 손녀와 함께 벚꽃 명소인 경화역 공원을 찾은 허진호·최광선(60)씨 부부는 만개한 벚꽃을 보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 부부는 “벚꽃 구경을 왔는데 벚꽃이 피지 않아 실망스럽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와 손녀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창원시민인 김영도(44·마산합포구)·박영미(41)씨 부부는 두 아들을 데리고 진해군항제를 찾았는데, 이들은 “꽃이 정말 예쁘고 볼거리가 다양해 매년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진해군항제는 내달 1일까지 개최되는데, 이번 주말 쯤이면 벚꽃이 만개해 인파도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거리는 벌써 분홍빛= 이번 제62회 진해군항제의 주제는 ‘사랑’이다. ‘풋풋한 연분홍빛 첫사랑’이 떠오르게 설레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창원시는 내적·질적 변화를 추구해 낭만과 감성이 충만한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좌천 일대 등 거리는 주제에 어울릴만한 ‘벚꽃 액세서리’와 ‘벚꽃 먹거리’가 인기를 끌면서 진해구의 풍경도 분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진해군항제 먹거리 중에 진해 특산품인 진해콩, 진해 거북이빵 외에도 ‘벚꽃 품은 식혜’, ‘벚꽃 아이스크림’, ‘벚꽃 와플’, ‘진짜 딸기 우유’ 등이 유행을 타면서 상점 곳곳에 다채롭게 진열돼 있다. 카페 곳곳에도 ‘벚꽃 모찌’, ‘벚꽃 마카롱’, ‘벚꽃 쉐이크’ 등을 덩달아 팔고 있다. 카페 업주들은 커피 구매자에게 벚꽃 핀을 무료로 나눠 주기도 했다. 이 외 진해구에서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아동·청소년에 500원에 식사를 제공해 화제가 된 블라썸여좌사회적협동조합은 여좌동 주민들이 만든 ‘벚꽃 디저트’와 소고기국밥 등을 판매하는 기금 마련 식당을 운영했다. 또 경화동주민자치회는 진해콩과 음료, 생수 등을 팔아 불우이웃 돕기를 위한 모금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바가지요금 논란은 지켜봐야= 장터 상인들은 저마다 ‘착한가격’, ‘바가지요금 X’ 등이 적힌 문구를 가게 곳곳에 내걸고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통돼지 바비큐 5만원’ 바가지 요금 여파 탓이다. 한 장터 운영 업자는 “꽃이 안 펴서 그런지 손님이 많이 없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게 난다”며 “지금은 바비큐 4만원을 받는데 지난해보다 가격은 낮추고 양은 늘렸다. 그러나 아직 여파가 있다. 이미지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장터 운영 업자 역시 “우리는 바비큐 고기 아래 양배추도 깔지 않고 고기를 두둑이 준다. 다들 맛있고 양도 많아 잘 먹고 간다는 인사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군항제에 약 4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인파관리 안전탑, 대중경보장치 등 안전 대비에 나서는 한편,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중원로터리에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마련하고, 단속반을 구성해 축제기간 철저한 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다.창원시 관계자는 “축제기간 연장 등은 검토를 하지 않고 있으며, 바가지요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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