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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랜덤가족 등

기사입력 : 2024-03-27 08:09:21

△랜덤가족= 같이 살며 매일 본다고 다 가족일까. 곁에 있어도 나를 외롭게 만들 땐 그게 가족이라서 더 사무치는 법이다. 함께하는 매일에 행복한 추억만큼 서운한 마음도 한가득일 땐 원망하다 못해 가족을 바꾸는 상상마저 해보게 된다. 여기 AI가 나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 가족을 보내주는 ‘랜덤가족’ 서비스가 있다. 과연 우린 다른 가족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걸까. 제성은 글, 조승연 그림, 킨더랜드, 1만3000원.


△대부분의 실수는 무리수= “추울 때 모서리로 가는 이유는? 모서리는 90도니까.” 이런 게 수학이었다면 학창시절 수학에 꽤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구독자 12만명의 수학유튜버 이상엽은 당신이 포기한 수학은 수학이 가진 수없이 다양한 모습들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그가 수집하고 만들어낸, 개구쟁이같이 순수하고 짓궂은 수학 농담들을 만나본다. 수학을 좋아하게 될까 두려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상엽 저, 해나무, 1만6800원.


△고마워= 별이 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는 소년이다. 시간이 흘러 엄마가 잊혀질까 두려워서 엄마와 머물렀던 자리에 엄마 대신 놓일 시를 썼다. 그러니까 이건 소년이 엄마에게 들려주고 보여주는 편지이자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겠지라는/ 눈빛을 보내지만 난 괜찮아. (중략)/ 그러니까/ 엄마 울지 말고 웃어줘.’(울지 마 엄마 中) 슬픔에 젖은 소년의 등을 토닥이는 우리가 위로받는 건 왜인지. 민시우 글·그림, 가쎄, 1만5800원.


△엄마는 내가 일찍 죽을 거라 생각했다= 언어는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동시에 고통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상상이 실현될 수 없는 현실에 살며 악몽 속을 배회하지만 죽지 못하는 이유 또한 말이 죽지 않은 까닭이다. 기록은 곧 삶을 애도하는 또 하나의 행동양식이자 삶을 사랑하기 위한 몸짓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조용하고 치열하게 삶과 죽음을 돌고 도는 45편의 시를 책으로 묶었다. 김균탁 저, 걷는사람, 1만2000원.


△80대 청년 90대 장년 100세 초로의 지혜= 오래 사는 것보다 사는 동안 아프지 않은 것을 택하지만, 아프지 않고 오래 산다면야 더할 나위 없는 건 당연한 바람이다. 인류의 최대 명제 무병장수를 위해 우린 뭘 해야 할까. 동아일보 동우회에서 발간하는 ‘동우회보’에서 연재하던 ‘조강환의 건강백세’를 책으로 편찬했다. 80대, 90대 나아가 100세에 이르기까지 무병장수를 위한 대처 방법을 제시한다. 조강환 저, J·M미디어, 1만5000원.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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