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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주항공청 안착 과제는 정주여건 개선이다

기사입력 : 2024-04-29 19:35:43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이 한 달 남았다. 청장과 본부장, 차장 등 우주항공청을 이끌 고위직이 내정됐고 개청을 준비할 실무 인력도 확보됐다. 정부가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임기제 공무원 선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경남도는 지난 27일 이들의 정주여건 개선 및 지원 계획을 밝혔다. 우주항공청 직원과 가족의 동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직원 4인 가족이 경남으로 이주할 경우 정착지원금, 양육지원금, 자녀장학금까지 합쳐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경남도와 별도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임대주택 180가구를, 사천시도 50가구를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하니 직원들이 지역에 안착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 정원이 293명인 것을 감안할 때 경남으로 이주하는 모든 직원에게 임대아파트를 제공할 수 있는 규모다. 이주지원금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파격적인 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22년 12월 기준 진주 경남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이 66.6%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7위로 하위권을 기록한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택 제공과 이주지원금만으로는 가족동반 이주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방증이다. 사천은 진주보다 정주환경 수준이 낮은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출퇴근 편의를 위해 사천과 세종·대전 간 통근버스를 운행할 계획인 만큼, 가족동반 이주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주항공청 직원의 가족동반 이주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주지원금보다는 보육·교육 등 정주환경 개선이 중요하다. 도가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책, 산업, 연구기능과 교육, 문화, 체육 등이 어우러져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는 글로벌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교육환경이 도시 위상을 제고하고 정주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국방부가 2014년 파주에 설립한 한민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천에 한민고를 모델로 자율형 사립고를 신설, 사교육 없이도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대입에서 성과를 내면 가족동반 이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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