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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54) 달아보다, 이정삼아, 짭질밧다

기사입력 : 2024-05-10 08:11:53

△서울 : 기름값도 오르고, 외식비도 오르고, 식재료비도 오르고.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실감나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돈 쓸 곳이 많은데 걱정이야.

▲경남 : 토익캉 컴퓨터활용능력 등 취업준비생들 자겍(격)증 시엄 응시료꺼지 올랐다 카더라 아이가. 도시까스요금도 오를 끼라 카고.

△서울 : 취업 공부하기도 힘든데, 시험 응시료에다 학원비와 생활비까지 생각하면 취업준비생들 마음이 답답할 것 같애. 그리고 ‘시엄’은 시험 뜻이고, ‘까스’는 가스 말하는 거 맞지?

▲경남 : 하모. 시험은 ‘세엄’이라꼬도 카고, 가스는 ‘까수’라꼬도 칸다. 시엄 카이 새앵킨긴데 ‘시험하다’로 겡남에서는 ‘달다’, ‘달아보다’라 칸다. ‘사우가 왔는데, 그 넘이 쓸 만한지 달아보자’ 이래 카지. ‘사우’는 사위 뜻이고. 그라고 ‘시험삼아’는 ‘시방삼아’, ‘이정(중)삼아’라꼬도 칸다. 또 ‘헛일삼아’는 ‘허파삼아, 허퍼삼아, 허푸삼아, 허판삼아’라 카고.

△서울 : ‘시방삼아’, ‘허파삼아’란 말 재미있네. 그렇지만 너무 많아 못 외우겠어. 잇단 가격 인상 소식에 여기저기서 가장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물가가 오르면 생활비를 줄여야 하니 가정도 어렵지만,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장사가 안돼 힘들대.

▲경남 : 니가 금상 말한 한숨은 겡남말로 ‘한심’이라 칸다. 돈이 없어 짜치모 살기가 울매노 심드노. 외식은 고사하고 부모님 용돈과 겡조사에 부조하는 거도 데기 부담시럽다 아이가. 오시 겉을 때는 우야든지 살림을 짭질밧기 살아야지.

△서울 : ‘짜치다’가 ‘쪼들리다’ 뜻인 건 아는데, ‘짭질밧기’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짭질밧다’는 살림 솜씨가 야물고 좋다, 알뜰하다 카는 뜻이다. ‘저 집 미느리 참 짭질밧다’ 이래 카지.

△서울 : 요즘은 짭질밧게 살아야겠네. 그래도 여기저기서 가격이 내렸다는 소식을 빨리 듣고 싶어. 마음 편히 가족들과 외식하고, 부모님 용돈도 넉넉하게 드릴 수 있게.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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