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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차장 없는 남해 ‘창생플랫폼’

군 “보행환경 좋게 하려고”… 상인 “방문객 인해 주차난”

기사입력 : 2024-05-22 20:34:24

군 “도시재생사업 보행자 중심 진행
포럼 등 행사했지만 주차불편 없어”

상인 “시장 인접 읍내서 가장 혼잡
현실을 무시한 근시안적 행정”


남해군이 남해읍시장 인근에 지상 3·4층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해당 건축물 주차장을 없애고 면제부담금으로 대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기본방침에 따라 보행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취지지만 인근 상인이 주차난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해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 인근 남해시장과 맞닿아 3층과 4층 건물이 있는 데다 공영주차장이 멀어 행사 때 물건과 사람이 이동할 경우 도로가 혼잡하다.
남해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 인근 남해시장과 맞닿아 3층과 4층 건물이 있는 데다 공영주차장이 멀어 행사 때 물건과 사람이 이동할 경우 도로가 혼잡하다.

남해군은 남해읍 화전로78번가길 25-10 일원에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 사업을 마무리해 운영 중이다. 56억원을 들여 남해읍 옛 여의도나이트클럽을 개축, 인접한 옛 장수장 건물과 연계해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244㎡ 규모로 근린생활시설과 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한 것이다.

옛 나이트클럽은 1층에 미디어월과 통합안내센터(관광, 바래길), 공유주방(라운지), 복합전시공간, 2층은 콘텐츠홀과 실내 다목적홀, 3층은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창생센터(공유오피스)를 각각 갖추고 있다. 옛 여관은 관광창업아카데미 시설로 지하 1층 기계실, 지상 1층은 지역특화상점, 2층 강의실과 커뮤니티 라운지, 3~4층은 연수원 숙소(12실)로 조성했다.

남해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 인근 남해시장과 맞닿아 3층과 4층 건물이 있는 데다 공영주차장이 멀어 행사 때 물건과 사람이 이동할 경우 도로가 혼잡하다.
남해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 인근 남해시장과 맞닿아 3층과 4층 건물이 있는 데다 공영주차장이 멀어 행사 때 물건과 사람이 이동할 경우 도로가 혼잡하다.

이 건축물은 10대 이상의 법정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남해군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주차장법 시행령 제8조 부설주차장 설치의무 면제 등을 적용해 면제부담금 5900만원을 내고 주차장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또 건축물 이용객은 인근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남해군이 이같이 결정한 것은 주차장 진출입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고 보행환경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즉 도시재생사업 기본방침으로 보행하기 좋은 도시 조성, 방문객의 남해읍 체류시간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맞춰서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로 인근 상인의 주차난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남해 창생플랫폼 외부 전경./이병문 기자/
남해 창생플랫폼 외부 전경./이병문 기자/

이 지역은 남해읍 전통시장과 인접해 남해읍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이다. 교통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일방통행을 실시하는 구간이다. 여기에 창생플랫폼·관광창업 아카데미에 관광·바래길 안내센터, 실내다목적홀, 지역특화상점, 강의실, 연수원숙소 등 청년들이 집단적으로 모여들 수 있는 공간으로 집적화돼 방문객으로 인한 체증, 주차난은 때때로 심각할 수밖에 없다.

남해 창생플랫폼 내부./이병문 기자/
남해 창생플랫폼 내부./이병문 기자/

상인 김모(66)씨는 “시설이 알려지고 이용객이 늘면 주차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이 뻔한데도 남해군이 기존에 있던 주차장을 없애고 법정 의무주차장까지 설치하지 않고 부담금으로 대체한 것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을 무시한 근시안적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김연경 남해군 도시재생 팀장은 “보행자 중심, 체류시간 증가 등을 위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면서 “플리마켓, 아카데미, 포럼 등 각종 행사를 했지만 외부 주차 안내를 하면서 주차 불편은 없고 걷는 동선은 잘 확보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병문 기자 bm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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