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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단 대표 여류시인, 추창영 시인을 기억하다

29일 5주기 추모행사·유고시집 출판기념회

육성자료 영상 상영·시 낭송·회고담 등 진행

내달 15일까지 문학관 1층서 유품 전시회도

기사입력 : 2024-06-25 08:46:25

경남 대표 여류시인으로 지역 문단에 큰 족적을 남긴 고 추창영 시인의 문학정신과 삶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경남문인협회와 경남문학관은 추창영 시인의 타계 5주기를 맞아 그의 유고시집 ‘풍란을 붙이며’ 출판기념회와 추모행사를 오는 29일 오후 2시 문학관에서 갖는다.

추창영 시인은 1938년 2월 마산에서 태어나 1956년 백치 동인 창립 회원으로 참여해 활동했는가 하면, 국내 여류시인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던 1960년 현대문학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1968년 첫 시집 ‘오월 한낮에’를 상재하고 ‘징 소리’, ‘빈 배가 되어’, ‘빗소리 바람 소리’, ‘우리 삶에 그리움으로 오는 것’ 등 5권의 시집을 펴냈다. 1970년에는 도내 첫 수필동인단체인 ‘동인수필’ 창립을 주도했다. 시인은 마산시문화상, 경상남도문화상, 산해원불교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9년 2월에 타계했다.

이번에 출간되는 그의 유고시집은 시인이 자신의 직장이던 MBC경남에서 정년 퇴임 후 지병으로 힘든 노후생활을 보내던 중에도 열정적으로 창작했던 시들 중 주옥같은 60개의 시편을 추려 담았다. 표제작이 된 ‘풍란을 붙이며’처럼, 돌에 기대어 풍란이 자라듯이 시에 기대어 어스러지던 몸과 마음을 다잡았을 시인을 그린다.

‘하늘이 텅 빈 오늘은/ 마음 붙일 곳 없어/ 돌石에다 풍란을 붙인다// 마른 늪/ 마른 바람/ 마른 손// 긴 하루해/ 서천西天에 타는 노을인데// 지친 내 의지의 새는/ 도로徒勞의 깃털을 뽑고// 그러나/ 허물어지는/ 육신을 추슬러/ 아직도/ 몇 날을 버텨야 하는데// 돌피에 뿌리 뻗고/ 모질게 살았음을/ 끝내 한 송이 꽃으로 말하랴// 오늘은/ 삭아 내리는// 가슴을 동여매듯/ 돌에다 풍란을 붙인다’ - ‘풍란을 붙이며’

문학관 2층 시청각 교육실에서 열릴 이날 행사는 방송사 후배인 정은희(MBC경남 제작부장)의 사회로 △시인의 육성자료 등 영상 상영 △김효경 시인의 시 낭송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한 평설 △시인의 방송과 삶을 추억하는 회고담, 그리고 시인의 아들인 고봉진(창원대 메카트로닉스대학 학장)씨의 인사 순으로 진행된다.


또한 이날부터 7월 15일까지 문학관 1층 전시실에서는 추창영 시인의 손때 묻은 유품 전시회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행사를 도맡아 준비한 김일태 시인은 “경남 문단에서 가지고 있는 추창영 시인의 위상과 문학적 업적이 대단함에도 정년퇴임 이후 급격하게 나빠진 건강 때문에 활동을 거의 못 하면서 그 기간이 공백기처럼 평가됐다”며 “이번 유고 시집 발간을 통해 생의 마지막까지 창작에 열중했던 추창영 시인의 문학적 열정이 새로이 조명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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