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도 못 버텼다… 마산 합성동 상권 위기감 고조

카페·식당 등 곳곳 임대 매물

대형 프랜차이즈 잇따라 철수

지난해 공실률 20%대 지속

기사입력 : 2025-03-18 20:36:19

“얼마나 어려우면 스타벅스까지 문을 닫나요.”

18일 합성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폐업한 곳도 많고, 다시 상권이 살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며 “위치가 좋든 나쁘든 전부 임대가 나와 있다. 인근 대형 쇼핑몰까지 공사가 시작됐다고 하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18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스타벅스 마산터미널점이 있던 자리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성승건 기자/
18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스타벅스 마산터미널점이 있던 자리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다./성승건 기자/

마산 최대 상권인 합성동 카페, 식당 등의 폐점이 이어지면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유동인구가 줄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찾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일대는 한눈에 봐도 경기 침체가 심각했다. 대다수 건물에 ‘임대 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잇따라 철수하며 상권 붕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2015년 문을 연 스타벅스 마산터미널점은 지난 2월 폐점했다. 스타벅스가 폐점하는 사례는 드물어 인근 상인들도 놀라는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월 15일 임차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연장하지 않고 폐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합성동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스타벅스가 사라지니 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게 피부에 와닿는다. 대출을 많이 내어 폐업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1996년부터 20년 넘게 운영됐던 ‘맥도날드 합성점’도 2년 전 문을 닫았다. 표면적 이유는 임차 계약 종료였지만,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더 큰 원인이었다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중론이다. 폐점 이후에도 후속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건물은 그대로 방치돼 있다.

대형 프렌차이즈는 인근 상권에 영향을 미치기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인근 부동산 대표인 조삼진씨는 “스타벅스 폐점으로 인근 부동산 경기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로변에 맥도날드, 프렌차이즈 빵집이 없어지면서 마산 시민들도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들 이야기한다”라며 “단순 폐점이 아니고,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는 게 중요하다. 이 일대가 공실률도 예전보다 많아졌고, 폐업도 잦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마산역과 마산시외버스터미널이 위치한 합성동과 양덕동 일원의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19.1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24.72%)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특히 2022년 4분기 16.54%에서 1년 만에 24.72%로 급등하며, 지난해에도 1분기 25.71%, 2분기 22.51%, 3분기 21.07% 등 20%대의 높은 공실률을 이어갔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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