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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건설 법정관리… 건설사 휘청일 때마다 도내 사업 ‘비상’

기사입력 : 2024-06-13 20:46:44

전국체전 주경기장 등 공사차질
창원 현동남양휴튼도 지연 우려

지난해 말 김해 중견사 ‘남명’ 부도
향후 건설업체 자금난 심화 전망
“지역·상황 고려해 대출 완화해야”


속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사가 휘청일 때마다 도내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13일1면  ▲김해종합운동장 시공 남양건설 법정관리 신청…김해시 비상 )

건설산업은 산업구조에 있어 기반산업으로, 건설사 한 곳이 쓰러지면 지역건설업체는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인 남양건설이 광주지법에 법인 회생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도내에서 해당 업체가 진행 중인 김해종합운동장 신축공사와 창원시 현동 공공아파트(현동남양휴튼) 사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해종합운동장은 오는 10월 개최되는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주경기장으로,현재 옹벽 보수공사, 지붕 일부와 광장 등 마무리 공사가 남아 있다. 당초 김해시는 이달 중순 준공검사를 할 예정이었다.

8월로 입주가 미뤄진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남양휴튼 공사현장./김승권 기자/
8월로 입주가 미뤄진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남양휴튼 공사현장./김승권 기자/

현동남양휴튼의 경우에도 앞서 두 차례 입주 지연 사태를 빚은 만큼 이번에는 계획대로 공사를 마쳐야 할 상황이다.

이에 발주처인 김해시와 경남개발공사는 차질 없이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히며,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 건설사들과 협의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남양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이유로 아파트 신축 현장 대금 미정산, 미분양 등 문제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남지역 건설사도 장기화된 건설업계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김해시에 주 사업장을 둔 도내 중견 건설사 남명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남명건설 역시 함안 등 사업 현장의 장기 미회수 공사대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위기는 전국적으로 심화하고 있다.

지난 4월 광주·전남의 한국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 등 2곳도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 처리됐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자금난 심화는 결국 도내 지역 건설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에 따른 대금 지급 불확실성은 곧 지역 중·소 건설사나 협력업체의 자금 순환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도내 공공부문 건설수주액도 최근 4년 중 최저를 기록하면서 지역 건설사들의 위기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경남지역 공공부문 건설수주액은 4462억원(잠정)으로, 최근 4년 중 최저액을 기록했다. 2023년 4570억원, 2022년 7877억원, 2021년 4605억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건설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건설사들의 자금 회수에 걸림돌인 미분양 적체도 문제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997호로 지난해 말(6만2489호) 대비 15.2%(9508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내 미분양 주택 역시 29%(1064호) 늘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는 만큼, 앞으로 건설업체 위기에 따른 사업차질은 계속 발생할 것 같다. 자금 회전이 안 되면 방법이 없다”며 “현재 정부에서 PF 옥석가리기가 시작됐고, 건설업에 대한 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지역과 상황을 고려한 대출 완화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은행권 등이 가진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한 2차 간담회에서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정책금융기관 보증 확대 △과도한 금리·수수료 부과 관행의 지속적 개선 등을 요청한 바 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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