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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국감] 채무제로·허위서명·진주의료원 ‘홍 전 지사 도정’ 도마에

“채무제로로 중요 사업 기금 폐지”

“허위서명에 도공무원 조직적 가담”

민주당, 홍 전 지사 정책 집중 추궁

기사입력 : 2018-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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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23일 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경수 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3년 만에 열린 경남도 국감에서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질의와 함께 홍준표 전 지사의 ‘실정’을 비판하는 지적이 많았다. 전 지사 흠집 내기와 동시에 현 지사의 재정상 어려움을 대변해주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홍 전 지사의 대표적인 정책이었던 ‘채무제로’와 ‘진주의료원 폐업’ 등에 대해 상당 시간을 할애하며 집중 추궁했다. 또 ‘출자출연기관 채용비리’, ‘경남문화예술기관 통합’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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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23일 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경수 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채무제로= 더불어민주당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의원과 이재정(비례) 의원, 권미혁(비례) 의원은 홍 전 지사 때 채무제로로 경남 재정여건이 악화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채무상환 과정에 기초생활수급자 장학기금, 자활기금, 노인복지, 출산아동양육, 환경보전기금 등 중요한 사업 기금을 폐지했다고 질타했다.

이재정 의원은 “단기간 채무제로 프레임에 갇혀서 도정이 휘청했다”며 “재정탄력성이 떨어졌고, 집행되지 못해 도민의 삶이 팍팍해졌다. 채무제로 여파로 도정이 경직된 부분을 다시 살려내는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경수 도지사는 “당시 채무제로 선언은 도정을 책임졌던 도지사의 정무적·정치적 의지가 대단히 강했던 정책이라 생각한다”며 “2019년도 예산 편성하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기금은 도의회와 협의해 필요한 기금을 복원하겠다. 아울러 도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게 아낄 것은 아끼되 투자해야 할 부분은 확대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경남 기준으로 채무제로라고 했는데 행안부 기준으로 지방채를 감안하면 4000억 가까운 채무가 있었다”며 “당시 채무제로 정책으로 인해 연기된 예산들이 남아 있어 올해 추경 때 지역개발기금 1200억원을 차입했다”고 덧붙였다.

◆채용비리·허위서명 사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서울 중구성동구갑) 의원과 권미혁 의원은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에서 발생한 채용비리를 질타하며 대책을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은 “경남개발공사가 2013년도에만 시험방식을 바꿨고 필기 최저점 받은 사람이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았다”며 “특혜채용된 사람이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조직인데 경남개발공사는 운영전반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경수 지사는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 새롭게 사장을 선임하면 철저히 감사하고 채용비리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의원은 “광역단체별 채용비리 점검 결과 경남 66개 기관 중 41개 기관이 적발됐다”며 “조카 채용, 합격자를 바꿔치기, 시험과목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변경, 자격조건 완화, 공고기일 축소, 과락합격점수 임의 변경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채용비리가 있었다”며 엄정한 조치를 주문했다.

김경수 지사는 “출자출연기관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인사청문회 통해서 선발하고, 제도적으로 감사를 통해 보완점을 마련해서 경남에서 채용비리를 뿌리 뽑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권미혁 의원은 허위서명 사건을 지적했다. 권 의원은 “허위서명 과정에 홍 전 지사 측근을 비롯해 경남도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며 “개인정보를 빼내고 허위서명을 하다 적발됐다. 또 대선 과정에서 도 고위 공무원이 유세에 동원해 해임 처분 받았다”며 공직기강 해이 문제를 질타했다.

김경수 지사는 “지적한 내용 다시 확인해보겠다. 올해 다시 특별감사가 진행 중인데 필요하다면 감사원 감사 포함해서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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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23일 도청에서 열린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경수 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기관 통폐합·폐업= 권미혁 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서부경남 공공의료가 취약하고, 필요 서비스 미충족률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공약으로 서부경남 거점형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했고, 다행히 정부가 권역별로 설치하겠다고 했으니 서부경남은 정부와 함께 빠른 시일 내에 공공병원이 설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정 의원은 홍 전 지사 시절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통합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문화기관을 경제논리로 통폐합하는 것 자체가 철학의 부재”라며 “접근성이 떨어져 문화예술인이 외면하고 도민들의 문화욕구가 과연 채워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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