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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 각방…대화는 스마트폰으로

[자가격리 50대의 하루]

라면, 햄, 쌀 등 두 주간 버틸 만한 식료품 받아

기사입력 : 2020-02-25 14:09:31

지난 22일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얼떨결에 자가격리 처분을 받은 A씨(55·창원)가 경남신문에 격리생활 상황을 알려왔다.

25일 격리 나흘째를 맞은 A씨에게는 다행히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막연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보다 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동료들의 감염진단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는 24일자 뉴스를 접하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자가 격리된 A씨가 동사무소로부터 전달 받은 생필품과 마스크, 의약품.
자가 격리된 A씨가 동사무소로부터 전달 받은 생필품과 마스크, 의약품.

A씨는 격리에 따른 생활불편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식료품과 음용수 등 생필품과 소독제 등 의약품을 동사무소로부터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식료품은 라면과 통조림 햄, 쌀 등이다 14일을 버티기에는 모자라지 않는 물품들이다.

A씨는 가족과 철저하게 각방을 쓰고 욕실도 따로 사용하면서 격리지침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마스크는 내내 착용하고 수시로 손소독제를 바른다. 능동격리를 자처한 남편과 각방에 머물며 대화는 스마트폰으로 하면서 가급적 마주치치 않으려 애쓴다. 당연히 식사도 따로 한다. 자신의 방심으로 인해 사회적 감염이 유발돼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의무감 때문이다.

자가격리 이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동사무소에서는 현재의 위치를 묻는 전화를 걸어온다. 지정장소를 이탈하지 않고 격리지침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재난상황을 맞아 전화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공무원들의 애로도 십분 이해가 된다.

앞으로 열흘 정도 더 이 같은 상황을 견뎌내야 하지만, 잠깐의 갑갑함과 불편함 정도는 코로나19를 물리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A씨는 “국민 모두가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에서 국가적 재난상황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만일의 감염사태를 우려해 전화로 이뤄졌고, 사진은 메신저로 받았습니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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