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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62) 진해 대광사

울창한 송림과 벚꽃 어울려 별세계 되겠네

기사입력 : 2023-02-09 21:03:19

무게중심을 잡는 법


서른 몇 해 전에 가신 방창갑* 시인이

꽃을 보는 마음이란 시를 썼어

일렁이는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순 없지만

망연자실 바라만 볼 수 없었던 게지

늘 단단한 마음 갖고 싶었지만

계절마다 찾아오는 열병 앞에선 속수무책

덧없음과 부끄러움을 지나 희망에 이르기까지

생의 하중(荷重)을 견디느라 던져두었던 마음

소중한 것들 다독이느라 어디론가 숨어든 마음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젖은 날개를 털듯

막연한 불안을 딛고 마음에 꽃을 심었겠지

더 늦기 전에 그대도 나도

흔들리는 마음에 꽃을 심어야겠네

*방창갑(1939-1988) 진해의 시인. 시집 〈꽃을 보는 마음〉. 초대 진해문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 대광사는 1930년 진해시 화천동에 시중 포교당으로 건립되었으나, 한국전쟁 등으로 여좌동 산 25로 이전, 다시 1980년 마진터널의 개설로 지금의 터전에 자리를 잡고 활발한 교화 사업을 펴고 있다.

장복산공원은 마산과 진해 사이에 있는 장복로의 끝부분에 자리 잡아 진해의 관문 구실을 하는 공원이다. 눈앞이 탁 트여 시가지는 물론 진해만의 잔잔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1979년 산사태의 복구와 더불어 공원을 조성해 조각작품도 여럿 있는데, 방창갑 시비도 있다. 진해여고 입구에서 공원에 이르는 산책 도로와 장복산 휴게소에서 구 마진터널까지 산책로가 있고 공원 아래에 대광사가 있다. 봄이면 울창한 송림과 만여 그루의 벚꽃이 조화를 이뤄 별세계를 이룬다. 대광사 주변에는 향토문화예술의 전당인 진해문화센터와 경남 문학의 산실인 경남문학관이 있다.

시·글= 이월춘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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