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PB가 들려주는 재테크 노하우] 인플레이션과 노후자산관리

금·주식·부동산 등 실물 자산 투자 늘려야

김수진 (경남은행 토월지점 선임PB)

기사입력 : 2023-11-03 08:00:38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통화량 증가, 수요증가, 생산 비용 상승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의 급격한 물가 상승은 2020년 코로나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와 함께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많이 공급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살펴보면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평균 3.01%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30년간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3년 전만 해도 물가상승률은 거의 0%대까지 떨어졌었다.

그런데 갑자기 작년 말부터 인플레이션 시대가 들이닥쳤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물가가 매년 오르는 것을 체감적으로 느끼지 못하다가 10년, 20년이 지나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의 가치가 이렇게 떨어졌나?’하고 느끼게 된다. 오래 전 가입해 둔 연금상품의 연금을 수령할 때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당황스러운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가령 물가상승률이 2%라고 가정해보자. 낮은 물가라 생각되지만 현재 100개의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이 5년 후에는 90개, 20년 후에는 67개, 30년 후에는 50개로 줄어든다. 물가 상승률을 5%로 가정하면 30년 후에는 4분의 1로 구매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시대에는 자산관리와 투자 전략을 조정해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거나 증대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대체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임금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 영향을 덜 받는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노후 대비 저축도 늘려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상황이 판이해진다. 더 이상의 경제활동이 없고 대부분 현금, 예금, 장기채권, 정액연금으로 구성되어 있는 노후자산은 물가상승률에 반비례해 인플레이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보다 적극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시대에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0년간 매년 3% 금리의 이자를 받는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했을 때 매년 물가상승률이 3%이고 정기예금으로 받은 이자에서 이자소득세율 15.4%를 떼는 조건이라면 마이너스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으며 원금의 가치가 오르는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금과 원유 등 원자재,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물가 상승과 함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은 물가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에 초과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핵심 자산이다. 국가가 안전하게 관리하고 사망할 때까지 계속 지급되며 물가상승에 맞춰 연금액을 인상해주는 국민연금은 필수 노후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매월 기본생활비에서 부족한 부분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활용하고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다면 주택연금을 활용해 월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주기적으로 수행하며 손실을 제한하기 위한 헤지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원금보전의 관점이 아닌 장기적인 구매력 보전의 관점을 가지고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자산관리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수진 (경남은행 토월지점 선임PB)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