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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농업이 기후변화를 만날 때- 이강서(농협창녕교육원 교수)

기사입력 : 2024-03-24 19:18:59

매년 4월 초쯤에 개최하던 진해 군항제가 올해는 기후 온난화로 일주일 정도 앞당겨졌다고 한다.

또한 경칩 앞뒤로 열흘가량 채취하던 고로쇠 수액도 겨울철 이상고온 여파로 최근에는 1월부터 채취를 시작했다고 한다.

‘삼한사온’이라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겨울철 날씨는 겪어본 지 이미 오래된 느낌이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는 고유한 지형과 기후로 인해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데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 환경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나, 동시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기후 패턴의 변화, 급격한 기온 상승, 폭우와 가뭄의 빈번한 발생 등이 농작물의 성장과 생산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농업 생산성을 크게 좌우하는 강수량의 불규칙성은 농업인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다. 이로 인한 작물 생산량의 불안정성은 농가 수익은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 식량 안보와도 직결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도전은 농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농업 기술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농업 경영 모델의 도입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 팜과 IoT 기술을 활용한 정밀 농업은 농작물의 성장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함으로써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와 함께 유기농법과 친환경 농업 기술의 활용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작물 품종의 개발 및 도입도 농업의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후 조건에 더욱 적응성이 높은 작물 품종의 개발은 농작물의 생산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농업 연구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작물 품종의 발굴과 보급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국제적인 협력과 지역사회의 참여 또한 필수적이다. 기후변화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지역사회 참여와 교육을 통해 농업인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러한 과제와 기회를 통해 우리는 농업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농촌의 인구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이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또한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긴 여정 중 하나이다. 농업인들과 정부,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손잡고 이에 대응하며,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농업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강서(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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