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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외계인 ‘노키즈’ 편견 맞서 식당 열다

[책] 어른 절대 사절 노노식당

기사입력 : 2024-03-27 08:09:35

시끄럽고 지저분해도 ‘OK’
어린이 존중받는 세상 담아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떠오르는 명소를 가면 한 곳 건너 노키즈존을 경험한다. 맛 좋고 예쁜 곳에서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식당을 찾은 이들의 마음과 달리, 그곳에서 아이들은 ‘시끄럽고 지저분한’ 존재일 뿐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대체로 인성이 나빠서라기보다 그저 아이라서 서투른 것이지만, 몇몇 경우 없는 부모들의 말썽 피우는 아이 때문에 아이들 전부가 매도되기 일쑤다.


한수언 동화작가의 신작 ‘어른 절대 사절 노노식당’은 이런 노키즈존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과연 모든 아이들에 ‘어린이는 시끄럽고 지저분해’라는 편견을 씌우고 어린이를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 맞는 걸까.

저자는 다소 서툴고 느린 어린이를 기꺼이 기다려주는 응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어른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나아가 책에서는 어른과 어린이를 넘어 외모도 성격도 다 다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은 특별하고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는 믿음, 서로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세상을 더욱 근사하게 바꿀 것이라는 믿음이 묻어난다. 누군가의 친절을 경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기에.

책은, 아이들이 음식을 연구하는 외계인 캡티콤을 데리고 지구 음식 경험하기에 나서지만 식당들마다 노키즈존이라며 쫓아내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결국 외계인과 아이들은 직접 식당을 열기에 나선다.

“이왕이면 우리도 어른들은 못 오게 하자. 나 진짜 봉봉키친에서 음식 못 먹게 할 때 엄청 서운했어.”(43p) 아이들은 서운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르다. “우린 어른들하고 똑같이 차별하지 말자. 그건 너무 치사하잖아! 배고플 때 못 먹는 게 얼마나 서러운데.”(61p) 그리하여 이름 지은, 노키즈도 아니고 노어른도 아닌 ‘노노식당’이다.

“우리는 캡티콤처럼 멋진 지구별을 머물다 가는 여행자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아 마땅하다. 내가 싫다고 문을 꾹 닫기보단 마음을 활짝 열고 맞이하는 건 어떨까. 긴 여행길 서로에게 힘이 될 것이다.”

출판 꿈터, 128쪽, 저자 한수언, 1만2000원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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