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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도민 생활e스포츠 거점 될 경남e스포츠경기장- 김진형(경남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기사입력 : 2024-04-02 19:22:04

1990년대 중반은 한국에 인터넷이 고도화된 시기다. 이때 PC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당시 PC방 가맹업을 하던 ㈜아이팩네트 게임사업부는 전국 PC방 가맹업체 확장을 위해 1999년에 전국 최고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선정을 위한 대회인 KPGL(KOREA PROFESSIONAL GAMES LEAGUE)를 개최했다. 지구상에 ‘e스포츠’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e스포츠는 제1회 KPGL이 투니버스(Tooniverse) 채널 방영을 통해 방송콘텐츠로 크게 흥행했다. 그 뒤부터 독립방송국 온게임넷, 케이블 채널 MBC GAME, 인터넷 방송 플랫폼 GOM TV, 나이스게임 TV 등 다양한 뉴미디어 채널로 확산되면서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해 나갔다.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성장한 e스포츠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급격히 쇠퇴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2011년 리그오브레전드 출시와 전 세계적 흥행을 통해 부흥했다. 리그오브레전드 활성화로 부흥을 이룬 e스포츠는 다양한 실시간 전략 게임, 1인칭 슈팅 게임, 경주게임 등이 대회 종목으로 선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종목의 다양성을 확보한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에 이어 2023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동안 스포츠 인정 유무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던 e스포츠가 비로소 ‘정신스포츠’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국내 e스포츠의 프로리그와 관련 산업은 미디어산업과 마찬가지로 인적·기술적 네트워크가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 비수도권에서는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그로 인해 정부는 ‘e스포츠 진흥법’에 ‘지방 e스포츠 진흥’을 특별히 명시하면서 비수도권 e스포츠 진흥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와 함께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정부 주도 지방 e스포츠상설경기장 건립사업이다.

2020년 부산e스포츠경기장과 광주e스포츠경기장 개관을 시작으로 2021년 대전e스포츠경기장이 개관되었다. 그리고 올해 5월 진주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 100주년 기념관 리모델링 방식으로 경남e스포츠경기장이 개관될 예정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e스포츠 위상이 강화되고 관련 산업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들 공공 e스포츠경기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5월에 경남e스포츠경기장이 개관하면 경남은 이 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공공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종목의 프로리그 유치와 매년 개최되는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의 경남 대표 선발전을 비롯하여 각종 아마추어대회, 지역 소규모 동호인대회 등의 개최 장소로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이 시설을 국제적인 포럼을 비롯하여 각종 공연 및 기타 문화행사의 장소로 활용하고, 건물 내 남녀노소가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콘텐츠 체험시설을 배치하여 도민 문화 향유권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 e스포츠 전략을 포함시켰다. 이 부문에서 지자체 차원 ‘생활 e스포츠 진흥’을 가장 비중 있게 구상했다. 지자체의 생활 e스포츠란 ‘지자체에 속한 주민의 여가 및 친목 도모를 위한 e스포츠’를 말한다. 경남은 지역단위 생활e스포츠 진흥이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여 경남e스포츠경기장을 적극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경남e스포츠경기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도민이 e스포츠를 쉽게 관람하고, 때로는 1일 선수가 되어 대전체험도 하며, e스포츠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하고 기타 편의시설에서 휴식을 취하며 힐링하는 복합문화공간 기능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경남e스포츠경기장을 통한 도민 생활e스포츠 활성화의 서막을 알리는 5월을 기대하자.

김진형(경남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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