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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소주 전국적 강세에 지방 소주업계 한숨 깊어진다

참이슬·처음처럼 등 점유율 80%

팬데믹 후 지역제품 충성도 떨어져… 무학·금복주·대선주조 실적 하락

무학 “제품 혁신해 시장 수성할 것”

기사입력 : 2024-05-07 20:54:33

참이슬, 처음처럼 등을 선보이는 대기업 주류업체들의 소주가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지역소주’ 업계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지역소주 업체들의 실적은 대부분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대기업 소주 점유율 80%…왜?= 현재 대기업 주류 회사의 소주 소매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소주 소매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59.8%, 롯데칠성음료는 18%였다. 2013년 대비 각각 12.3%p, 5.5%p 오르면서 양사의 점유율은 77.8%를 차지했다. 지난해 무학의 점유율은 8%로 2013년(13.8%) 대비 5.8%p 감소했다. 금복주는 4.1%, 대선주조 3.3% 등이었다. 소주 브랜드 점유율로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46.8%로 절반가량을 차지한 가운데,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17%, 하이트진로의 진로 11.3%, 무학의 좋은데이 7%, 금복주의 맛있는참 3.3% 순이었다.

주류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류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지역 제품 소비에 대한 충성도도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취향에 따라 주류 소비를 하고, 대기업에서는 광고 등 다각도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인지도 역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진단했다.


◇지역소주 업체들, 대부분 실적 하락= 양 대기업의 기세에 밀린 전국 지역소주 업체들의 실적은 대부분 하락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는 무학의 지난해 매출은 1465억7370만원으로 전년(1528억3244만원) 대비 4.1%(62억5874만원) 줄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61억6294만원으로 전년(156억4313만원)과 비교해 3.3%(5억1981만원) 늘었다. 2015년 무학은 매출액 2957억원6084만원, 영업이익 656억6064만원을 기록하며 10년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 매출액 1557억7646만원, 132억1961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출 1393억5180만원, 영업이익 20억3974만원, 2021년은 매출 1269억2833만원 적자 8억9092만원이었다. 그러다 2022년에는 매출 1528억3244만원, 영업이익 156억4313만원으로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2015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10년 사이 절반가량 줄었다.

타지역 소주 업체들 역시 악화하고 있는 추세다. 부산에 본사를 둔 대선주조의 지난해 매출은 563억3766만원으로 전년(616억4056만원)보다 8.6%, 영업이익은 56억4819만원으로 같은 기간(100억2887만원) 43.7% 감소했다. 대구에 본사가 있는 금복주의 지난해 매출은 602억9613만원으로 전년(639억6472만원) 대비 5.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64억3818만원) 대비 95.7% 급감한 2억7774만원이었다. 전남이 본사인 보해양조는 지난해 28억37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908억5878만원)보다 2.4% 증가한 930억8478만원이었다. 대전에 본사가 있는 선양소주도 지난해 16억3062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473억8052만원) 역시 전년(498억8855만원) 대비 5.0% 감소했다.

무학 관계자는 “매출액의 경우 지속적인 하락세가 아니라 다시 반등하는 등 노력한 결과 올라가고 있고, 실질적인 경영합리화를 통해 영업이익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소주 시장에도 무가당 제품을 출시해 마케팅을 최초로 진행하는 등 제품 혁신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저희의 주요 상권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시장 수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부문 국내 매출은 3387억2800만원으로 전년(2767억4600만원) 대비 24% 올랐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국내 소주 매출은 1조2253억8463만원으로 전년(1조2484억1463만원) 대비 1.8% 줄었지만, 2021년 매출 1조950억1816만원과 비교하면 1300억원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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