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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신선 농산물 듬뿍… 농가 걱정 덜고 소비자 입맛 잡았다

국내 ‘밀키트 사업’ 선두주자, 밀양 ㈜농업회사법인 팜월드

기사입력 : 2024-05-08 08:07:19

1977년 밀양서 농산물 유통업체로 첫발
2016년 국내서 처음으로 밀키트 선보여
도내 농가 계약재배로 안정적 판로 확보

‘밀양샤브칼국수’ 지역 대표 상품 인기
현재 연 매출 800억… 업계서 주목받아

“밀키트만으로 완벽한 식사 되도록 할 것
지역 농산물 활용한 디저트류 개발 중”


매해 경남 지역 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판로’이다. 농민들은 본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안정적이고 제대로 된 값에 팔리는 것을 가장 원한다. 큰 농사를 짓는 농가는 판로가 정해져 있지만, 중소 농가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걱정이 크다.

이런 걱정이 있는 농가들을 위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될수 있도록 애쓰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지역 농산물을 바탕으로 밀키트와 식당을 운영해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국내 밀키트 사업에 선발주자로 나서 안정적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에 뛰어든 타 업체와 달리 이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연 매출 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밀양시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팜월드(대표 김무정)가 그 주인공으로, 지역 농산물 유통업체로서 큰일을 내면서 식품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밀양시 삼랑진읍에 위치한 팜월드 메인센터 전경./팜월드/
밀양시 삼랑진읍에 위치한 팜월드 메인센터 전경./팜월드/

◇밀키트 사업 선도= 지난 1977년에 설립된 팜월드는 농산물 유통업체를 시작으로 밀키트·식당·베이커리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식품 유통 종합 회사이다.

팜월드는 밀양, 남해 등 전국 각지의 농가들과 계약 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친환경 농산물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농산물우수관리시설(GAP) 인증 및 친환경취급자 인증을 받은 APC(agricultural products processing center,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운영 중이며, 인증된 상품들을 전국으로 유통하고 있다.

팜월드는 지금은 대중에 많이 알려졌지만 2016년에는 생소했던 밀키트 상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밀키트는 가정 간편식의 일종으로, 손질된 식재료 및 양념을 포함하는 조리 직전 단계에서 판매하는 식품으로 Meal(식사)+Kit(키트, 세트)의 합성어이다.

팜월드에서 생산하고 있는 밀키트는 경남 지역 농산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 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에 기여하고 있다. 팜월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밀양시와 협약해 관내 농가들의 수익 창출을 위해 일시적인 구매만이 아닌 계약재배를 지속해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주력 밀키트인 ‘밀양샤브칼국수’는 밀양을 대표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다. 상품에는 밀양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이 타제품에 비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해당 제품은 연간 70억원어치 정도 팔리고 있다.

지난 3월 선샤인밀양테마파크에 문을 연 ‘밀양샤브칼국수’에 팜월드에서 생산한 밀키트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3월 선샤인밀양테마파크에 문을 연 ‘밀양샤브칼국수’에 팜월드에서 생산한 밀키트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장 전망도 밝아= 팜월드가 밀키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팜월드는 이마트, 서원유통, GS리테일 협력업체로 선정됐으며, 지난 2018년에는 쿠팡프레시에 입점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매출도 800억원대를 달성했으며, 직원도 400여명으로 늘었다. 사업 초기와 비교하면 10배 넘게 성장했다.

김무정 대표는 “코로나19로 확장된 밀키트 사업이 지금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요즘 출시된 밀키트를 보면 많이 퇴색된 것 같아 아쉽다. 즉석조리 식품 수준이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밀키트만으로도 추가 재료 필요 없이 완벽한 식사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팜월드는 기존 밀키트를 활용한 식당과 베이커리 사업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밀양 선샤인밀양테마파크에 문을 연 ‘밀양샤브칼국수’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점심 특선 메뉴는 1만5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우가 들어간 샤브칼국수를 즐길 수 있다. 한우는 암소 최고 등급을 사용하며, 주요 식자재를 밀양에서 직접 구해 쓴다. 모든 재료는 국산이다.

식당 관계자는 “소고기집에서도 비싸게 먹을 수 있는 고기를 1만원대 샤브샤브집에서 즐길 수 있어 많이들 찾고 있다”며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식사 후 소화가 잘된다고 하시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칼국수에 들어가는 면도 따로 제작해 밀가루 냄새가 전혀 안 난다”며 “재료도 밀양 마을 이장님들을 찾아다니며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팜월드는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아이스크림이나 빵 등 디저트류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김무정 팜월드 대표가 밀키트 제품인 ‘밀양샤브칼국수’를 소개하고 있다.
김무정 팜월드 대표가 밀키트 제품인 ‘밀양샤브칼국수’를 소개하고 있다.

/인터뷰/ 김무정 팜월드 대표

“지역서 키운 신선 농산물로 경제 살리고 사회 공헌까지”

-국내 최초로 밀키트 사업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소감은.

△2016년도에 한 대형마트 채소 담당자가 밀키트 상품 개발을 제안했고, 마침, 농산물 유통업을 하고 있었기에 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팜월드가 생산한 밀키트가 그해 20억원 정도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지금 밀키트처럼 재료를 조금 썰어서 넣는 방식이 아닌 농산물 원물을 그대로 넣고, 소스와 약간의 부재료를 추가했다. 타제품은 감자가 손질돼 나오지만 팜월드는 감자가 통째로 들어 있다. 많은 밀키트 회사가 금방 사라졌지만, 팜월드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신선식품 본연의 맛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누가 먹어도 정성스럽게 준비한 티가 난다고 자부한다.

-지역 경제와 사회 공헌에도 힘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밀키트 상품을 개발한 이유도 지역 농가들의 판로 걱정을 덜게 하고,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업도 아닌 식품업을 하다 보니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ESG 경영에도 힘쓰고 있어 최근 이마트에서 ESG 경영 대상에도 선정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바쁘지만, 밀양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제품에 많이 쓰려고 노력한다. 정성 들여 생산하고 있는데 많이들 알아봐 주셔서 오히려 감사하다.

식품업은 특히 지역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양과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사업이 성공했다. 기업인들은 본인이 가진 것을 잘 나눠야 존경받는다고 믿는다. 독거노인 지원이나 각종 봉사활동도 매번 진행 중이다.

-앞으로 포부와 계획은.

△팜월드는 지역 농가들과 함께 오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어 신선한 농산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와 농가가 모두 이득을 본다. 중간 유통과정이 없다 보니 가격 경쟁력도 크다. 타사 제품보다 품질이 좋지만, 가격은 20~30% 저렴하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값싸고 질 좋은 제대로 된 밀키트를 제공하고 싶다.

또 농민들이 흘린 구슬땀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생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 또 밀양 지역 경제 부흥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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