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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 후반기도 여당 ‘싹쓸이’

전반기 이어 국민의힘 독식

여야 불균형 ‘도정 거수기’ 우려

신임 의장, 갈등 봉합·협치 과제

기사입력 : 2024-06-27 20:31:16

이변은 없었다. 수적 우위에 있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제12대 경남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상임위원장에 모두 당선되며, 전반기에 이어 ‘여당 독식’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같은 당인 박완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도의회는 27일 제41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선출했다. 투표 결과 △운영위원장 정규헌(찬성 51표, 기권 11표) 의원 △기획행정위원장 백태현(찬성 55표, 기권 7표) 의원 △교육위원장 이찬호(찬성 56표, 기권 6표) 의원 △농해양수산위원장 백수명(찬성 56표, 기권 6표) 의원 △경제환경위원장 허동원(찬성 54표, 기권 8표) 의원 △건설소방위원장 서희봉(찬성 51표, 기권 11표) 의원 △문화복지위원장 박주언(찬성 52표, 기권 10표) 의원이 각 상임위원장에 선출됐다.

선거는 끝났지만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진부 의장이 이날 본회의 산회 전 그간의 소회를 밝히는 과정에서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일부 의원이 소리를 치며 퇴장하는 등 불만을 나타냈다. 후반기 의장단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의회 내 내홍을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또 여당이 확대 의장단(의장, 제1·2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의회가 ‘집행부 거수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대 전반기 의장,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7명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12대 전반기 5분 자유발언은 204명으로, 11대 같은 기간 247명보다 줄었다.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도정질문 역시 12대 전반기 73명으로, 11대 전반기 80명보다 적었다. 반면, 12대 전반기 때 대정부 건의·결의안 건수는 증가해, 전반적으로 집행부와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보다는 이들을 뒷받침하는 의정활동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의식한 듯 정규헌 의회운영위원장은 정견 발표에서 “집행부 일부 부서를 견제·감시하는 기능을 부여하겠다”고 말하며 ‘힘 있는 의회’를 핵심가치로 내세웠다. 정 의원은 “서울, 경기, 인천 3개 의회 운영위가 단체장 비서실장, 정무부지사 등 집행부 정무직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갖고 있다. 경남도의회에서도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상임위원은 오는 7월 1일 선임한다. ‘경상남도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에 따라 최영호 신임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요청과 최학범 후반기 의장의 추천으로 상임위원 선임이 진행된다. 도의회 64석 중 국민의힘이 60석, 더불어민주당이 4석을 차지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절대적 수적 우위에 있는 만큼 야당 의원들에게 의장단이 돌아가지 않아, 협치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민주당 의원이 4명으로 교섭단체 구성을 할 수 없어 교섭 의무는 없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이 적지만 희망 상임위는 최대한 배려를 할 생각”이라면서 “앞으로 원활한 소통으로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최다선인 류경완(3선) 의원은 “후반기엔 의회운영위에 민주당 의원을 한 명 선임해달라고 신임 의장에게 요청한 상태”라면서 “소수이지만 의회 내 여야 협치가 되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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